[월가 인사이드]
예상 밑돈 美 1분기 GDP
커지는 ’R의 공포’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최근 시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움직였는데요. 따라서 간밤 발표된 1분기 GDP 속보치의 시장에 이목이 쏠렸습니다. 1분기 GDP 속보치. 예상을 큰 폭으로 하회했고요. 그 때문인지 경기 둔화 우려 역시 커진 모습입니다. 그런 만큼 오늘은 1분기 GDP 속보치를 자세히 뜯어보고 주요 시사점들과 전망도 함께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수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GDP. 3번에 걸쳐 발표되죠. 이번에 발표된 건 속보치인데요. 현지 시각 27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는 전 분기 대비 1.1%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2.0%였는데요. 이를 큰 폭으로 밑돌았습니다. 또, 흐름 상 3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전 분기 수치인 2.6%와 비교했을 때 한 분기만에 성장세가 급격하게 식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 왜 이렇게 생각보다 낮게 집계됐을까요. 세부 항목 역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미국 성장세가 둔화한 건 민간 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1분기 민간 총투자는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무려 12.5% 감소했습니다. 재고 또한 2.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민간 투자 감소 폭은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을 나타냈고, 재고 감소 폭은 약 2년래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로이터는 민간 총투자가 아마 1분기 GDP를 약 2.3%포인트 끌어 내렸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는데요. 또, 아마 연준의 긴축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비지출과 수출은 각각 전 분기 대비 3.7%, 그리고 4.8%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는데요. 소비 지출 증가는 이번 1분기 GDP를 약 2.5%포인트 끌어올렸고, 수출 역시 수입을 상쇄한 모습입니다.
이번 GDP 속보치 주요 체크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물가입니다. GDP 성장은 둔화했는데, 1분기 개인소비지출 즉 PCE 가격 지수는 올랐습니다. 4.2%로 집계되며 전 분기의 3.7%를 웃돌았고요. 예상치였던 4%로 상회했습니다. 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고요. 최근 4분기 동안 둔화 흐름을 보였던 상품 가격이 다시 반등했다는 점 역시 드러났습니다. 이는 결국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의미죠.
그래서인지 오늘 장 통화정책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2년물 국채금리는 올랐습니다. GDP 발표 직후에 약 0.09%포인트 오르기 시작했고요. 이후에도 상승 폭을 키우며 오늘 장 0.15%포인트 상승해 4%를 웃돌았습니다. 2년물이 이렇게 우상향 곡선을 그린 건 결국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더 실렸다는 뜻으로 성장 둔화에도 연준은 물가에 초점을 둘 거란 판단 인데요. 페드워치에 따르면 1분기 GDP 발표 이후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의 74%에서 84%로 올랐습니다. 이렇게 채권시장은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반면 주식 시장은 오히려 약한 경제 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곧 끝날 거란 점에 더 초점을 둬 증시는 올랐습니다.
그럼 외신들은 이번 GDP 발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짚어볼까요. 전반적으로 이번 수치가 경기 둔화가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봤습니다.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봤고요. 지난 3월 있었던 은행 사태로 인한 신용 감소. 그러니까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져 소비자와 기업이 대출받기 어려워진 점 역시 반영됐다고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경제성장률은 둔화했는데 물가는 오르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역시 커졌다고 봤습니다.
외신과 주요 기관들은 대부분 2분기 GDP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S&P글로벌은 미국 경제 근간. 소비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런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봤는데요. 특히 소비자 신뢰도가 많이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소매 판매는 지난 1월 예상보다 따듯한 날씨에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내 소비가 견고하다는 점을 나타냈지만, 이후 2월과 3월 잇따라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요. 소매 판매 외에도 주택 판매와 제조업 생산 역시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웰스파고는 부채한도 위기로 인한 디폴트 등 추가 악재가 터진다면 미국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2분기에 경기 둔화 여부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은행 위기로 인한 신용 경색이 2분기부터 본격화하리라 판단한 겁니다.
외신과 주요 기관들은 2분기 GDP 전망 역시 낮춰 잡았습니다. 대체로 0%대. 특히 0.1%에서 0.2%를 예상했는데요. 모간스탠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여러 역풍으로 인해 경기가 0.4% 역성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정리를 해보자면 경기는 둔화하고 있으나 아직 물가가 높아 다음 주로 예정된 5월 FOMC에서 연준은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시장은 2분기 GDP가 낮아질 거란 점에도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둔화하느냐일 텐데요. 외신들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 흐름과 은행 사태로 인한 신용 감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향후 경제 성장 변수로 보고 있어 이 두 가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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