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엘 에리언이 세 가지 증시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에리언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1분기 실적, 빅테크 기업들의 비용 절감 효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회사들의 가격 결정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엘 에리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투자 전략을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증시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서로 상충되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증시에 대해 알고 있는 것, 증시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을 종합해봤을 때 시장에 찬성할 필요도 반대할 필요도 없다"면서 "투자자들이 세 가지 증시 관전 포인트를 주시하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증시를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엘 에리언은 미국 증시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실적을 지목했다. 그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수익, 자금 조달 비용, 대손충당금을 통해 금융 산업 상태에 대한 추가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후폭풍으로 타격을 입은 지역 은행들의 예금이 안정됐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 은행들의 실적은 앞으로 몇 달, 몇 분기 동안 주목해야 될 요소라고 덧붙였다.
앞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 예금이 약 1,044억 달러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약 41%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지난달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의 대형 은행들로부터 지원받은 300억 달러가 포함된 상태였다. 또한 1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해 2억 6,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당 소식에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주가는 현재 시간 외 거래에서 22% 이상 급락하고 있다.
한편 에리언은 빅테크 기업들의 비용 절감 조치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도 주목해야 된다고 전했다. 그는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감원 조치를 시행한 만큼 1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을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코카콜라처럼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시장 점유율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도 미국 증시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카콜라는 제품 가격 인상 조치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코카콜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해 109억 달러로 집계됐고, 주당순이익 역시 6.25% 증가해 0.68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코카콜라는 "제품 가격 인상 조치에도 코카콜라의 수요는 강력했다"고 평가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