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낸 데 이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가격을 내려 많이 팔겠다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20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9.75% 하락한 162.99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5천166억달러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5천503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테슬라 시총이 메타보다 낮아진 것은 2021년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47% 올랐지만, 장 마감 직전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떨어졌다.
특히 전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가 차량 가격을 낮춰 이익을 줄이고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머스크는 "우리는 더 많은 판매량을 추구하는 것이 더 적은 양과 더 높은 마진 쪽보다 옳은 선택이라는 견해를 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이날 추가로 주요 모델의 가격을 더 내려 올해 들어 총 6차례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런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어났지만 순익은 24%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1.4%로, 직전 분기(16.0%)보다 4.6%포인트, 작년 동기(19.2%)보다는 7.8%포인트 떨어졌다.
월가 주요 투자사의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투자등급을 이날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15명 이상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널리스트 7명이 '매도'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브랜드 가치가 장기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190달러에서 170달러로 대폭 낮췄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