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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앞 막무가내 시위…변칙 시위·소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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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본사 사옥 주변 막무가내 현수막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등 대기업 사옥 주변에는 원색적인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365일 24시간 걸려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현수막은 전용 게시대에 관할 행정청 신고 하에 게시해야 한다. 이외에 장소에 걸린 현수막은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철거 대상이다.

그러나 집회용품으로 신고된 광고물은 현수막 개수 제한 없이 단속에서 제외된다. 이런 법적 맹점을 이용해 30일 간격으로 집회 기간만 연장하는 방식을 통해 마구잡이로 현수막을 거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사실상 집회 신고만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것이다.

앞서 2013년 법제처는 실제 집회가 열리는 기간에만 현수막을 표시·설치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법적 구속력이 부족해 현장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 문구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피해 기업들이 법원에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승소해도 시위 당사자들이 일부 문구만 변경해 다시 현수막을 게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다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시위로 인한 소음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집시법 상의 소음 규제가 있지만 이를 회피하려는 각종 꼼수가 동원되고 있다. 일부 시위는 최고 소음의 경우 1시간 동안 3번 이상 기준을 넘길 때, 평균 소음은 10분간 연속 측정해 기준을 넘길 때 단속이 가능하다는 집시법의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

고성능 확성기로 1시간에 2번만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내거나 5분간 강한 소음을 낸 뒤 나머지 5분간은 음을 소거하는 식이다.

1인 시위는 집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일정 지역에만 정식 집회 신고를 하고 기업 출입문 등에서는 기준 이상의 소음을 유발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1인 시위는 집시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소음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집시법상 최고 소음 강도를 초과해도 제재하기 어렵다. 별도 소음 기준이 없어 민원 신고로 경찰이 개입하는 경우에만 확성기 볼륨을 낮췄다가 다시 높이기를 되풀이하는 방식이다.

지방자치단체 허가 없이 인도나 차도에 설치한 천막은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도로법 위반에 지자체에서 수차례 철거 계고장을 발부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 대기업은 사옥 앞에서 장기간 1인 시위를 벌여온 A씨에게 과대 소음, 명예훼손 문구 금지 등 가처분 소송과 민사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형사소송 1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A씨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의 책임이 없음으로 판명됐거나 시위자가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막무가내 주장을 펼쳐도 신고된 집회·시위는 실질적으로 제한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현행 집시법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는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시위의 권리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일부 모호한 표현과 법적 공백에 따라 상습적 민폐 시위에 대해서도 실제적인 단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20여 건이 넘는 집시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법적 미비점을 막을 수 있는 집시법 개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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