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헝가리에 이어 슬로바키아도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및 기타 농식품 수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며 이를 위한 실무 회의를 오늘 연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어오는 농산물 등의 공급을 규제하기 위한 엄격한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조치를 일단 시행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시적 금수 조치를 언제까지 이어갈지는 실무 회의를 통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폴란드와 헝가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등에 대한 수입 금지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는 금수 기간을 오는 6월 30일까지로 정했다.
이처럼 동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나선 데에는 낮은 가격에 들어오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로 인해 자국 농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대 농업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 곡물 수출길이 막히자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권을 통과하는 대체 육로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흑해 곡물 협정으로 해상 수출길이 제한적으로나마 다시 열리기는 했지만, 육로 운송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어려움에 놓인 우크라이나 농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저가 농식품 유입으로 수입국 농업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EU 집행위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등에 대한 면세 혜택을 연장하기로 하자 일부 동유럽 국가들이 일시적 금수 조치라는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EU는 전날 "무역정책은 EU의 독점 권한으로, 일방적인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일시적 금수 결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각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