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8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지난 2월말 미 긴축 우려로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는데, 다시 달러 강세가 꺾이며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60억7천만달러(약 560조2,820억원)로, 2월 말(4,252억9천만달러)보다 7억8천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늘다가 2월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곧바로 반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와 약세로 유로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VB 사태로 금융 불안이 나타나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에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 2.4%(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하되면서 그만큼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이 늘었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 잔액이 3,775억9천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0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7억4천만달러)도 3억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241억4천만달러로 26억1천만달러 줄었고,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달과 같은 47억9천만달러를 유지했다.
2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4,253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1,332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260억달러)과 스위스(8천982억달러), 러시아(5,742억달러), 인도(5,627억달러), 대만(5,58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23억달러), 홍콩(4,29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