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늦은밤 공휴일, 급하게 약이 필요할 때 손쉽게 약사와 상담해 약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난 2012년 개발됐지만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비대면 혁신 기술이 어젯밤 본격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약사와 상담을 하고 약을 구입합니다.
찬반 논란이 뜨거워 10년도 넘게 쓰이지 못한 원격 화상투약기입니다.
대한약사회가 안전 문제·약국 말살 등의 이유로 반대해 그 동안 시행이 어려웠지만, 어젯밤 전국의 7개 약국에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6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정부가 화상투약기 규제특례 과제를 승인한 데 따른 겁니다.
해당 화상투약기는 감기약같은 일반의약품부터 숙취해소제, 임신테스터기까지 50여개 품목을 제공합니다.
지금 시각은 밤 11시인데요, 이렇게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화상투약기가 운영됩니다.
직접 화상투약기를 사용해, 약사에게 몸이 가렵고 재채기가 난다며 알레르기 증상을 설명해봤습니다.
[화상투약기 상담 약사 : 약이 보이십니까?(네, 보여요). A라는 약은 항히스타민제인데, 하루에 한 번 먹는 약이거든요….]
소식을 듣고 찾아와 화상투약기를 사용하는 시민도 보였습니다.
[박현성 / 서울 동작구 :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니까, 약이 급하게 필요할 때 그때는 약국이 항상 문을 닫아서...이런 시스템이 많이 보급되면(좋겠습니다).]
화상투약기를 개발한 쓰리알코리아의 박인술 대표(약사)는 편의점과 비교했을 때 품목이 더 많고, 약사가 상담해 약을 추천하며, 기기가 일정 온도로 관리돼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박인술 대표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이 더이상 사장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박인술 / 쓰리알코리아 대표 : (시작이) 반갑기는 하지만 많이 늦은 감이 있고, 지금도 저희들이 설치하거나 설치 준비 중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이런걸 왜 이제 하느냐'… 뛰어난 기술이나 서비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게 안되는 게 결국은 이익단체와 규제 때문이죠. 규제의 형식이 결국은 국민을 위한 게 아니고 이익집단을 위한 것이면 결국 피해보는 건 국민이 되는거죠.]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영상촬영: 김영석·이민주, 영상편집:김정은, CG: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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