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증권사를 새로 만들기보다 인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30일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증권사를 세우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인력을 채워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한 것처럼 M&A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신설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또 "아직 구체적으로 인수 제안을 받은 곳은 없다"며 "시장 상황을 적극적으로 지켜보면서 증권사 처분을 원하거나 협상의 여지가 있는 곳이 나타난다면 기꺼이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행장 인선 프로그램'이 투명하게 작동되도록 신경을 쏟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임 회장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승계 절차를 구축했다"면서 "회장의 선임 권한을 내려놓음으로써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새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평가 과정에서의 경영 공백 우려에 대해선 "각 후보에게 충분히 당부했다"면서 "자신들의 본업을 놓고 평가를 받게 되는 만큼 이들 후보가 업무를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우리금융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후임 행장을 선임하기로 하는 한편,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이밖에 임 회장은 한일·상업은행 계파 갈등 해소 방안과 관련해선 "그런 분위기를 알지만, 합병 당시인 20년 전과 비교해 희석된 측면이 있다"면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