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이 분화를 시작하면 원칙적으로 자동차 대신 도보로 이동하는 것으로 피난계획이 변경됐다.
29일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지산과 인접한 야마나시현, 시즈오카현, 가나가와현 등 광역지자체 3곳이 만든 후지산 화산방재대책협의회는 이날 후지산 분화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피난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021년에 완성된 재해 예측도를 바탕으로 약 9년 만에 개정한 후지산 분화 피난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용암류가 24시간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주민이 걸어서 피난하도록 한 점이다.
기존에는 차량을 통한 피난이 기본 전제였으나, 오히려 도로가 막혀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시가지에서는 용암류가 흐르는 속도가 사람이 걷는 정도라고 가정한 결과"라고 전했다.
다만 용암류가 24시간 이내에 닿지 않는 지역의 주민과 모든 지역의 노약자는 차량 피난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분화로 인해 재가 떨어지면 실내에 머물도록 했다. 이를 위해 약 1주일 분량의 식량과 마스크, 헬멧 등을 비축하는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분화 조짐이 보이면 후지산 등산객을 대상으로 피난을 독려하기로 했다.
후지산 분화경계 레벨이 '입산 규제'에 해당하는 3단계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 등산객은 바로 하산해 귀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분화경계 레벨 3단계가 되면 피난 대상 지역의 모든 학교와 유치원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높이가 3천776m인 후지산은 지난 5천600년간 약 180회 분화했으며, 그중 96%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확인된 최후의 분화 시점은 1707년이다.
후지산 피난 대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약 80만 명으로 알려졌다.
(사진=도쿄 교도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