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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려울수록 잘 팔린다"…감자 하나로 세계 제패한 '램 웨스턴(LW)' [조연 기자의 바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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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려울수록 잘 팔린다"…감자 하나로 세계 제패한 '램 웨스턴(LW)' [조연 기자의 바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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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우주 식량으로 단 하나의 작물을 키운다면?

영화 '마션'에서 홀로 고립된 우주인 맷 데이먼은 화성의 흙과 자신의 인분을 이용해 감자를 키우고 놀랍게도 4년간 생존해 나가죠.

감자 요리는 맛있는게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 감자튀김 '푸틴'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오늘 이야기 할 이 기업, 한 해 감자튀김만 5조원어치 넘게 전 세계로 팔고 있습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생소하지만 궁금한 기업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맥도날드 감튀'로 유명한 기업, 물가가 높아지면 소비도, 인기도 오르는 주식

'램 웨스턴'(티커명: LW) 입니다.

우리나라 식탁에 김치가 빠질 수 없다면, 미국과 유럽, 서구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Side dish는 감자 아닐까요?

오븐 구이, 으깬 감자, 감자 그라탕, 감자칩, 그 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감자튀김이죠.

램 웨스턴이 전 세계로 매일 판매하는 감자튀김은 무려 8천만개 라는데요.

"감자튀김 파는 회사가 많이 팔아봐야~"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햄버거와도 먹고, 치킨과도 먹고, 스테이크와도 함께 먹고, 쉐이크에도 찍어먹고.. 감자튀김은 여러 음식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램 웨스턴의 최근(2023 회계연도 2Q) 매출은 27%, 순이익은 무려 217%나 증가했습니다. 주가는 1년 전보다 96% 늘어났고요.

시가총액은 144억달러, 우리 증시에 넣어보자면 단숨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바로 시총 19위까지 자리할 수 있습니다.

월가의 전설적 테크 투자자 체이스 콜먼이 창업한 타이거글로벌, 이 헤지펀드는 기술주 담기로 유명한데요. 팬데믹 기간 오히려 테크투자를 제대로 실패하면서 역대급 손실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타이거글로벌의 지난 3분기 신규 투자처로 램 웨스턴을 택해서 눈길을 끌었죠.

또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듀케인오피스도 에너지 주식 대거 처분하고 램웨스턴 주식을 95만주 가까이 담기도 했습니다.

'고인플레 시대', 글로벌 큰 손 투자자들이 램웨스턴을 주목한 이유는 무얼까요?

먼저 최근 1년새 감자튀김 가격이 두 배나 올랐습니다.

일전에 프랜차이즈마다 감자튀김 품절 대란이 일어났던 것 기억하시죠?

그 이유 바로 이 주인공 때문입니다. '감자'요.

이상 기후로 인한 감자 수확량 감소는 감자 가격, 그리고 감자튀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미국산 감자 가격은 1파운드 당 1달러대에서 2.15달러로 뛰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자료 - 포테이토스 USA)

여기에 물가가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이 감자튀김을 더 찾는게 공식이라고 하죠.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이 더 비싸졌고, 요즘 팁도 퍼센티지가 많이 올랐거든요. 아무래도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들이 불황 압력을 덜 받게 됩니다.

'램 웨스턴' 이 이름이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사실 감튀업계 대장 입니다.

맥도날드 프라이즈가 램웨스턴이라면 말 다했죠. 참고로 맥도날드는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나 같은 맛을 내는 것을 추구하기에 램 웨스턴 제품이 세계 곳곳에 들어갑니다.

세계 감자튀김 시장에서 43%의 마켓쉐어를 차지하고 있고, 경쟁자로는 맥케인(30%), 심플로트(20%) 등이 있는데, 둘 다 비상장회사입니다.

무엇보다 램 웨스턴은 냉동감자 식품의 제조 기술을 선도한 기업인데요. 지금 우리가 먹는 스틱형 감자튀김 제조법을 만든 곳입니다.

아주 옛날의 감자튀김은 지금의 모양이 아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주 보는 통감자구이에 가까웠다고 해요.

그러다 램 웨스턴의 창업자, 길버트 램이 1950년 ''Water gun knife'라는 커팅 기계를 발명하게 됩니다.

물총 펌프를 통해 십자 형태로 되어진 칼날을 감자가 지나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감자튀김이 만들어지는데, 이 기계는 감자튀김 공정 스탠다드가 되죠.

이후에도 램 웨스턴은 스프링 모양의 '컬리 프라이즈', 감자 한면을 와플모양으로 자르는 '크리스 컷츠', 한입 크기에 '테이터 텃츠', 그 외에도 크링클, 웨지 등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또 유대교 율법을 따른 코셔(Kosher)와 이슬람의 할랄(Halal) 감자튀김도 만들어 파는 등 새 제품 발명을 멈추지 않아서, 파이낸셜타임즈는 '포테이토베이션(Potatovation·감자와 혁신 합성어)'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냉동감자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627억 5천만달러로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2%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입니다.(인사이트 파트너스 자료)

특히 램 웨스턴이 높은 순이익 증가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 전가력이 높아, 인플레이션이 심화에도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겁니다.

여기에 현금 배당금으로 3,500만달러를 지급, 분기 배당금을 14% 인상하는 등 최근 주주 보상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현재 주식은 선행 PER의 22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 컨센서스는 램 웨스턴이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투자의견은 'Strong Buy',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5달러를 비롯해 평균 목표가는 111달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램 웨스턴이 어닝콜에서 강조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감자튀김 애착율(Fry Attachment Rate)'인데요.

"레스토랑 방문객 숫자가 줄어들어도, '감자튀김 애착율'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한 겁니다.

다시 말해,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지갑이 덜 열리고 있지만, '소확행' 감자튀김으로 얻는 행복은 소비자들이 놓치지 않고 있다는 거죠.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가 드리웠지만, 그럼에도 작은 행복, 작은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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