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지난달 완전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중국 부자들을 겨냥한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홍콩 정부는 24일 감세 혜택, 홍콩국제공항에 예술품 창고 건립, 투자 이민 기준에 위안화 표시 자산 포함 등으로 구성된 일련의 '패밀리 오피스' 유치책을 발표하면서 20025년까지 최소 200개의 패밀리 오피스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패밀리 오피스는 특정 부호의 재산을 굴리는 목적으로 설립된 개인 투자회사를 지칭하는 용어로,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홍콩이 2020년 초부터 '제로 코로나'로 문을 걸어 잠그는 동안 싱가포르가 중화권 갑부들의 패밀리 오피스를 빨아들였다. 작년 말 기준 싱가포르 내 패밀리 오피스는 700개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의 이날 발표는 지난 21일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 바젤 홍콩'이 개막한 것과 맞물려 이뤄졌다.
제로 코로나 탓에 3년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아트 바젤 홍콩이 올해 4년 만에 정상적인 규모로 개막하고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중국 본토에서 '큰손'들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홍콩이 3년간의 코로나19 방역 제한을 폐지하자 자산 관리 회사들이 더 많은 돈을 해외에 투자하려는 중국 갑부들의 억눌렸던 수요에 부응하고자 홍콩 업무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아트 바젤 홍콩이 이번 주 개막하면서 본토 방문객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최대 자산 관리 회사인 상하이의 노아 홀딩스를 포함해 최소 5개의 프라이빗 뱅크와 자산 관리 회사가 이번 주 홍콩에서 프라이빗 아트 투어 등의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노아의 자산 관리 부문 최고경영자(CEO) 오스카 류는 로이터에 "리오프닝(일상 재개)은 국제 업무의 왕성한 성장을 의미한다"며 "올해 1분기 고객의 역외 투자 문의가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0억 달러(약 28조4천억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노아 홀딩스는 올해 홍콩 대표 지점의 매니저를 현재 20명에서 100명으로 5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 자산 관리 회사 히윈 홀딩스는 지난주 초고액 자산가 30명을 홍콩으로 초청해 요트 파티,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히윈 인터내셔널의 닉 샤오 CEO는 로이터에 올해 프라이빗 뱅커를 10명까지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홍콩 HSBC는 중국 본토 고객들이 주말에 주로 홍콩을 찾는 것에 맞춰 25일부터 본토 고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에서 자산 관리 부문을 포함해 3개 지점을 주 7일 영업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중국 금융 기관들도 홍콩에서 성장하는 자산 관리 비즈니스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중국 에버브라이트 은행과 화샤 은행이 지난 몇 달간 홍콩에 프라이빗 뱅킹 부서를 설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