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당국의 조치 이후 미 은행 시스템이 안정되고 있다면서 추가 조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 참석해 최근 파산한 두 은행의 예금보장대상이 아닌 무보험 예금에 대해 당국이 보호 방침을 정하고 유사한 처지에 있는 다른 은행에도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당국의 조치에 대해 "예금자의 저축과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약속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조치가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하고 미국 경제를 보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우리 조치는 특정 은행이나 은행 집단 지원에 초점을 둔 게 아니라 더 광범위한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다"며 "중소 은행이 확산 위험에 놓일 수 있는 예금인출 사태를 겪는다면 유사 조치가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무부 조치가 예금보험기금(DIF)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추가 은행 파산 위험을 줄였다고 역설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여타 중소 은행이 위험에 놓일 경우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금융 당국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직후 예금보장 한도 초과 예금도 전액 지급 보증하겠다고 한 바 있다.
미 대형은행 11곳도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총 300억 달러(약 39조 원)를 예치해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은행은 의회 승인이 필요한 모든 미 은행 예금에 대한 일시적인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당국은 FDIC의 지급 보장 대상을 모든 예금으로 확대하는 방식 등 일시적으로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는 현재 계좌당 25만 달러(약 3억3천만 원)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에 대한 보장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연준이 은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조성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이 은행 시스템에 작동되고 있으며, 지역 은행의 총예금 인출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형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거액을 예치하겠다는 발표도 "우리 은행 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던진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현재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는 다르다면서 "오늘날 은행 시스템에서 (2008년 위기 때의)그런 상황은 볼 수 없으며, 우리의 금융 시스템은 15년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몇 주 내에 당국이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간다며 "우린 현재의 규제 및 감독 체계를 재검토하고, 그것이 오늘날 은행이 직면한 위험에 적절한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