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판IRA법으로 불리는 CRMA 초안에 자원 현지조달이나 현지조립 요건 같은 독소조항들이 빠지면서,
우리 기업들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난다는 게 걱정입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유럽 내 최종조립 요건' 같이 우려됐던 조항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제(16일) 공개된 유럽 CRMA 초안은 미국 IRA법안처럼 위협적이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오히려 EU집행위원회가 중국을 견제하면서 사실상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 조성훈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EU 집행위원장이 스피치에서) Like-minded partner(뜻을 같이 하는 동맹국)라고 했잖아요. 거기에 한국이 완전 직접 포함이거든요. 전략적 협정 상대로 한국이 오히려 더 EU의 중요한 키파트너로 올라서지 않을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
이번 초안에서 EU는 특정 국가의 핵심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설정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2차전지 핵심 소재나 전기차 모터 영구자석 네오디뮴 같이 중국에서 대부분 조달하는 원자재들의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신 반드시 유럽 역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는 만큼, 남미나 호주 같은 FTA 체결국에서 대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우려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무엇보다 공급망을 새로 찾는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 송영관 / KDI 선임연구위원 : 중국은 자체 싼 걸 쓸 수 있고 우린 그걸 못쓰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요. 중국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열위에 놓이게 되고… ]
이에 따라 한국은 프리미엄, 중국은 저가 제품으로 2차전지 시장 구도가 갈수록 양분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정부는 이번 초안에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호평하고, 업계에 미칠 위기와 기회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오는 20일 기업 관계자들과 논의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심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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