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1위 아연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이 잠시 뒤 10시에 주주총회를 엽니다.
70여 년간 '한 지붕 두 가족' 동업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영풍그룹과 고려아연의 지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오늘 주총에서는 이사회 멤버 교체를 두고 두 그룹간 표 대결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강미선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강미선 기자!
<기자>
네,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별관 앞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총 관전 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사회 구성원 교체 안건입니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 이사진 중 6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후보에는 박기덕 현 고려아연 사장, 최윤범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켐코 대표가 포함돼 최소 절반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인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려아연의 이사 선임 건은 무난히 통과됐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70년간 동업을 이어온 영풍그룹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지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고려아연 지난해부터 지분 경쟁 이슈가 있었는데, 현재 지분구조가 어떻게 되나요?
<기자>
고려아연 최대 주주는 주식회사 영풍(26.11%)입니다. 여기에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일가 지분을 합치면 32.4%가 됩니다.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고려아연 측은 LG와 한화를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이면서 지분 확보에 열을 올려왔습니다.
2년 전 20%에도 못미친 최씨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은 현재 28.5%까지 늘어나 장씨일가와 격차가 3%포인트 내외로 좁혀진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이사회 교체 안건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나요?
<기자>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고려아연 측 이사 선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이사회 임기가 내년에 끝나기에 올해 이사진 구성은 앞으로 고려아연을 둘러싼 지분 경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영풍그룹이 사내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주주 제안을 안한 만큼 화해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8%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주총에서 국민연금 측이 장 고문의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만큼 최씨 측에 가깝다는 평도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중요합니다. 올해부터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등 고려아연은 주주친화정책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최씨 측이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이 모두 주총을 통과한다면 최 회장 등 최씨 일가는 이사회에서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앞으로 영풍과의 지분 경쟁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고려아연 주주총회 현장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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