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로 폐플라스틱 수요가 늘자, 정부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폐플라스틱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필요하면 그간 원칙적으로 수입을 금지했던 해외 폐플라스틱을 들여오는 것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지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가 폐플라스틱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갑니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을 위한 온·오프라인 거래 플랫폼을 올해 내놓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밸류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플랫폼은 산업부가 전체적인 틀을 짜고 산업부 혹은 환경부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업부는 당장 다음달(4월)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의 양과 처리 현황 등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이후 폐플라스틱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할 곳이 없는 기업과 폐플라스틱이 필요한 기업을 연결한다는 구상입니다.
친환경 시장이 커지고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경제성이 크다고 본 겁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이 부족하면 해외 폐플라스틱 수입도 검토할 것"이라며 "폐플라스틱이 쓰레기가 아니라 원료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이유로 폐플라스틱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상황.
기존 정책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인 만큼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런 부담까지 감수하며 정부가 나서는 이유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는 'RE 100'이 확대되고, 국내에서는 내년부터 자원순환법이 강화되면서 친환경이 곧 미래 수익성과 직결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화학적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고, 의류 업계나 가전, 생활용품 기업들까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조달할 길이 막히자, 국내 폐플라스틱 가격은 치솟고 있습니다.
재생 플라스틱 원료로 가장 널리 쓰이는 압축 페트(PET) 가격은 2021년 12월 kg당 330원에서 지난해 384원까지 뛰었습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연평균 7.5%씩 성장해 2026년 8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폐플라스틱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만큼, LG화학, SK케미칼 등 석유화학사들의 폐플라스틱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CG: 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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