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빅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구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특히 김하성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비약적인 성장을 했기에, 더 많은 기대감을 품게 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WBC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이자 8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호주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그는 2차전 한일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하성의 방망이는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뒤에야 터지기 시작했다.
그는 3차전 체코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쳤고,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마지막 경기 중국전에선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중국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하성의 얼굴엔 아쉬움이 물씬 풍겼다.
그랜드슬램의 손맛을 본 선수 같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분하고 아쉽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입을 열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을 묻는 말엔 "호주와 일본에 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호주는 프리미어12 대회 때보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였다. 준비를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본은 좋은 투수가 매우 많았다"고 돌이켜봤다.
1, 2차전 패배는 한국 대표팀 내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그는 '한국은 이번 대회 기간 일본처럼 회식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부담이 있더라. 우리는 회식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며 "성적이 안 좋으니 그런 분위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본선 1라운드 탈락의 책임은 본인에게 돌렸다.
김하성은 "이강철 감독님은 탈락의 책임이 감독에게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패배의 원인은 경기를 뛴 선수들에게 있다. 우리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김하성은 도쿄의 악몽을 애써 지우고 미국으로 향한다.
그는 귀국하지 않고 곧바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로 이동해 소속 팀에 합류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