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미국 연방정부의 긴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붕괴로 촉발된 위기감이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을 여전히 내리누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위기설이 도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오전 9시20분 현재 66% 폭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시간외 거래 중 낙폭은 최대 70%를 넘었다.
팩웨스트 뱅코프도 40% 가까이 폭락 중이고 자이언 뱅코퍼레이션은 29%, 코메리카 은행은 23% 각각 떨어졌다.
개장 직후에도 비슷한 폭으로 폭락세를 이어가자 이들 은행 주식은 모두 거래 중지됐다.
이들 은행은 지역 기반의 중소 규모 금융기관들로 만약 위기가 확산할 경우 SVB와 전날 폐쇄된 뉴욕 시그니처 은행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로 지목돼 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퍼스트리퍼블릭은 SVB와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어서 예금보호 상한선(계좌당 25만달러)을 초과하는 예금주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은행은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우려되자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JP모건체이스로부터 긴급 자금을 조달해 가용 유동성을 700억달러로 늘렸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밖에 미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전날 저녁 SVB와 시그니처 은행 등에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하고,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 은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