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9∼34세 청년층 절반은 경제적 문제로 부모와 한 집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진로 불안 등을 이유로 번아웃(정서적 소진)을 경험했고, 남·여 가운데 출산(추가 출산 포함) 의향이 있는 이들은 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무조정실은 작년 7∼8월에 이 연령대 청년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우선 청년 개인의 평균 연 소득은 2천162만원, 평균 부채는 1천172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금융자산은 1천415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청년 중 취업자 비율은 67.4%이고, 세금 공제 전 월 임금은 25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취업 청년 중 7.5%는 자영업자였다.
청년의 57.5%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1인가구는 22.6%로 조사됐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중 67.7%는 아직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는데, 독립을 계획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56.6%로 가장 많았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을 포함해 주거 점유 형태는 '자가'(부모 소유 포함) 55.8%, '전세' 21.5%, '월세' 19.0%였다.
현재 사는 집을 구입하거나 임차하는 데 자금을 조달한 방법으로는 '부모님 또는 친지'가 63.7%로 제일 많았다. 이어 '본인' 21.5%, '민간금융기관' 6.5%, '정부·지자체'가 5.3% 순이었다.
청년들이 현재 필요한 정책 1순위로 꼽은 주거정책은 '구입자금 대출'이 41.0%로 가장 많았다. '전세자금 대출' 23.9%, '월세 등 주거비 지원' 17.3%, '공공임대 공급' 11.8%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 한 달 평균 자기계발비는 21만원으로 집계됐다.
청년들의 미래 사회 인식과 미래 설계를 들여다보니 남녀의 향후 출산에 대한 인식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미혼 청년에게 향후 결혼계획이 있는지 물었더니 75.3%가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남성은 79.8%, 여성은 69.7%가 있다고 답해 10.1%포인트(p) 차이가 있었다.
출산 의향에서는 성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기혼자(자녀가 있는 경우 향후 추가 출산 여부)를 포함해 남성은 70.5%가 출산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여성은 2명 중 1명꼴인 55.3%가 의향이 있다고 해 15.2%p 차이가 났다. 전체적으로는 63.3%였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갈등 정도를 물어보니 '부유층과 서민층' 사이 갈등이 '많다'고 답한 비율이 79.1%에 달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간 갈등은 76.5%, '남성과 여성' 사이 갈등은 72.3%가 많다고 인식했다.
청년들에게 외출 빈도를 물었더니 대부분인 71.1%가 '매일 외출'한다고 답했지만, '은둔형 청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청년도 2.4%가 나왔다. '취미만 위해 외출'한다는 청년이 1.3%, '인근 편의점'만 간다는 청년이 1.0% 있었고 0.1%는 '방에서만 나온다'고 답변했다.
청년의 1∼4%는 각성제, 신경안정제 등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제는 3.8%, 신경안정제는 4.3%, 각성제는 1.0%가 사용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약물 사용 경험자 중 12.1%는 약물 오·남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의사 처방 없이 '기분을 좋게' 하거나 '긴장을 풀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 경우다.
최근 1년 동안 번아웃(정서적 소진) 경험은 33.9%가 '있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진로 불안' 37.6%, '업무 과중' 21.1%, '일에 대한 회의감' 14.0%, '일과 삶의 불균형' 12.4%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현재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점수를 매겨보니 6.7점으로, 국민 전체 삶의 만족도 5.9점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정치에 대해서는 37.5%가 '관심 있다'고 응답했다.
국조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진행된 이 조사는 정부 최초의 청년 삶 전반에 대한 공식 조사로, 올해 상반기에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등에 게재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