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투표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데 대해 각 당권주자는 서로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이번 전대가 시종일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는 안정 및 단합을 바라는 조직적인 당심을, 나머지 안철수·천하람 후보 등은 당내 주류 세력에 대한 당원의 분노 등을 각각 높은 투표율의 이유로 꼽았다.
김기현 후보는 투표 이틀째인 5일 페이스북에 "투표 첫날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높은 투표율의 원동력은 우리 당이 내부분란을 이제 끝내고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치 단합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당원들의 강력한 의지"라고 썼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당연히 저 김기현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그동안 민주당과 합작이라도 한 것처럼 전대를 내부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한 것에 대한 당원들의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은 높은 투표율의 배경이 자신들의 강점인 조직력이라고 분석하면서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위기다.
이와는 반대로 안철수 후보는 SNS에 "전대 과정에 있었던 비정상과 불공정을 단호히 심판하고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당대표를 뽑겠다는 당원들의 의지가 거세게 느껴진다"며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당원들의 혁신 열망은 결국 결선투표 무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침묵하고 계시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며 "동원 투표의 위력은 점점 약화되고 일반 우리 당심, 정말 우리 당을 사랑하고 '정말로 내년에 총선에서 이겨야만 한다' 그런 당심들이 대부분 저는 반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 측은 첫날 투표가 모바일 방식임에도 높은 참여율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적극적인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천하람 후보는 창원 방문길에서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윤핵관들이 마치 국민의힘이 자기들 것인 양 가짜 주인행세 하는 것에 대한 심판투표"라면서 "천하람 태풍"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제가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이게 핫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하여튼 당원 100% 투표인데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날 치러진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첫날 투표율은 34.72%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전대의 첫날 투표율로는 역대 최고치다.
투표율은 모바일 투표 2일째인 이날 오후 3시 현재 46%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이준석 대표 선출 당시 최종 투표율(45.36%)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5일)까지 이틀 동안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가 진행되고, 6~7일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 투표가 이뤄진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