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의 영향으로 미국의 지난달 집값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가운데 올해는 4.5%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집값이 약 20% 내려갈 수도 있다는 당국의 분석까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이 지난달 집계한 일반적인 주택 가격 중간값은 35만246달러(약 4억6천만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전년 동기에 비해 내린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라고 레드핀은 밝혔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 상승하며 주택 판매가 둔화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택 매수자들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 레드핀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한다.
레드핀은 높은 금리로 인해 주택시장이 '장기적인 겨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15일부터 이날까지 애널리스트 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더니 이들은 대표적 집값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기준으로 집값이 올해 4.5% 하락하고 내년에는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집값 전망치는 3개월 전의 5.6% 하락보다는 낙폭이 줄어들었다.
이들은 주택 가격이 정점에서 바닥까지 약 10%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는데, 이는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세계 금융위기 당시 하락 폭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컨설팅업체 RSM의 크리스털 선버리 선임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매수자들은 주택시장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지만, 1월 하락하면서 주택 판매를 촉진했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수요를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6.5%인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평균 6.3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로 인해 미국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집값이 19.5%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르면 가격 조정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댈러스 연은 연구원들은 "완만한 집값 조정이 기본 시나리오지만, 예상보다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미국과 독일에서 더 심한 가격 조정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