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간밤(1일)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까지 오르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는데요.
시장이 주목한 테슬라의 '인베스터 데이'가 장이 끝난 뒤 열렸습니다.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조 기자. 테슬라 인베스터 데이가 열렸는데,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 떨어졌습니다. 실망감이 더 컸을까요?
<기자>
테슬라 주가는 1일 1.43% 하락하고, 또 인베스터 데이 행사가 끝난 뒤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7%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단기적인 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월가의 의견들을 이전에 살펴봤었는데요.
테슬라가 긴 시간에 걸쳐서 여러 비전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이 없었습니다.
가장 큰 뉴스는 Q&A에서 나왔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멕시코 기가팩토리 확정'을 공개했는데, 사실 이것도 전날 멕시코 대통령이 먼저 발언하면서 큰 서프라이즈가 되진 않았죠.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다른 공장들이 발표일로부터 가동까지 1년 이상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2024년말이 될 것이라 전망이 나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차세대 차량(Next-gen Vehicle)'을 이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멕시코 기가팩토리 건설로 연간 350만대 생산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가장 시장이 기대했던 것은 새 모델, 저가형 전기차였는데, 역시나 등장하지 않았나요?
<기자>
잠깐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에 담기긴 했습니다. 지금 보시면 오른쪽에 천에 덮여져 있는 두 개의 차량이 있죠.
오른쪽의 차량은 차체가 작은 '저가형 모델'로 보이고, 하나는 층고가 좀 높습니다. 테슬라가 상업용 차량 모델로 준비 중인 로보택시의 실루엣으로 보여진다는 겁니다.
사실 행사 전에도 새 모델 차량 이미지는 공개 안 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차량의 성능이나 가격대, 생산 시기 등 어떠한 정보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곤 예상치 않았죠. 월가에서도 저가형 모델이 테슬라의 추가 성장의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고요.
차세대 차량에 대한 언급은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의 PT 부분이었는데, "2025년까지 '차세대 차량'이 도로를 달리게 하겠다"는게 전부였습니다.
Q&A에서 저가형 새 모델에 대한 질문이 다시 나왔습니다만 '해당 차량의 세부 정보는 나중에 공개하겠다', '모든 혁신은 미래에 있다'고만 답했고요.
대신 테슬라는 어떻게 '반값 전기차'가 가능한지를 설명했습니다. '제조 방식의 혁신'이 비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게 하는 핵심이란 겁니다.
<앵커>
'반값 전기차' 대신에 제조 비용을 반값으로 줄이겠다고 한거군요.
테슬라는 지금도 경쟁 업체들에 비해 생산비가 현저히 낮지 않습니까?
<기자>
네. 차체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 캐스팅'으로 제조 공정도 단순화 하고, 필요 부품도 상당히 감소 시켰습니다. 모델3 제조 비용은 이전 대비 30% 가까이 줄었죠.
그런데 차세대 모델은 모델3나 모델Y 생산 비용의 절반이 될 것이란 겁니다.
영상을 보시면 빨간 차량이 조립되고 있는데, 기존 차량의 조립 과정입니다. 차체 부품들을 하나의 차량 바디로 만들어서 페인트를 칠하고, 다시 분리해 필요한 내구제들을 넣은 뒤 문을 닫는 형식이죠. 계속 차량에 사람이 붙어서 조립이 진행됩니다.
테슬라는 이걸 각 파츠별로 제작한 뒤 조립하는 형식으로 효율을 개선하겠다는 겁니다. 공장의 생산 면적은 40% 줄일 수 있고, 들어가는 시간은 30%, 비용은 50%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를 차세대 차량에 적용하겠다 겁니다.
그리고 차세대 차량은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도 했는데요. 이 발언에 미국내 희토류 생산기업 MP머터리얼즈 주가가 시간외거래서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테슬라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량 2천만대라는 청사진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현재의 약 15배 수준입니다.
Q&A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필립 후코이가 "연간 2천만대 자동차 판매에 필요한 모델 수는 몇 개라 생각하나?"라고 물었는데, 머스크가 "10개 정도(maybe 10)"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모델당 연간 200만대 판매에 해당하는 야심찬 목표입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가 1년에 약 100만대 정도입니다. (22년 도요타 코롤라 110만대) 테슬라 모델Y가 지난해 76만대 인도되면서 차량별 글로벌 판매 4위를 차지했는데, 이 보다 두 배 더 판매되는 모델 10개는 라인업으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현재 테슬라의 차량 모델은 사이버 트럭까지 6개(모델3, 모델Y, 모델S, 모델X, 세미트럭, 사이버트럭)인 만큼, 적어도 4개 이상의 새 모델이 나와야 합니다.
<앵커>
오늘 머스크의 발언도 살펴보죠. 어떤 것들을 강조했을까요?
<기자>
이번 행사의 특이한 점은 머스크 포함해 무려 17명의 임원진이 나와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는 겁니다.
이전에는 주로 머스크가 주도하고 바그리노 수석부사장과 커크혼 CFO가 무대에 오르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모든 부서의 책임자들이 나와 설명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전기차나 배터리, 자율주행 관련 부문은 해당 부서장들이 발표했고, 머스크가 나선 부분은 오프닝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와 AI 기반 로봇이었는데요.
미래 방향성을 화두로 던진 부분을 제외하고 테슬라 사업 이야기를 보자면, 먼저 메가팩(산업용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를 통해 화석연료 채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고요. 리튬 정제소를 연내 운영을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로봇 '옵티머스'가 공개됐는데, 여기서 머스크는 "지금 테슬라보다 AI를 더 잘 이해하는 기업은 없다"고 자신하며, "언젠가 로봇 사업이 자동차보다 테슬라에게 더 커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 나온 반응은 있었나요?
<기자>
늦은 시간에 행사가 끝나다 보니 본격적인 월가의 평가는 내일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저희가 미리 살펴봤듯이, 연초 이후 테슬라의 주가가 이미 두 배 가까이 뛴 만큼 단기적인 하락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복수의 월가 IB로부터 있었죠.
기다렸던 '반값 전기차'가 베일을 벗지 않았지만, 테슬라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 기술의 혁신과 이를 기반한 가격 경쟁력으로 전기차 가격 전쟁의 시대가 열릴 것을 예고한 만큼 이를 월가가 어떻게 평가했을지 주목됩니다.
외신에서도 "비전에 대한 내용은 길었지만, 새로운 차량과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한편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이 올해 출시되고 내년부터 대량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확정했고, 또 새로운 구독 서비스, '충전 구독'을 내놓았는데요.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먼저 시작하는데, 월 30달러를 내면 야간에 무제한으로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 입니다. 보험과 자율주행 FSD에 충전까지 구독 비즈니스를 늘려 새로운 생태계를 키워가는 모습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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