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토피피부염과 관련 있는 피부의 지질 바이오마커(신체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발견한 데 따른 것으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 발현 이전에 아토피피부염 발병을 예측하여 예방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안강모·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도널드 륭·예브게니 베르디세프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2세 이전 아토피피부염 발병 여부를 생후 2개월에 조기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미국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에서 소개돼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피부에 이상이 없는 생후 2개월 영아 111명의 팔에서 테이프로 피부 각질층을 채취하고, 피부 지질 구성과 사이토카인을 분석한 뒤 생후 24개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기 이전인 생후 2개월에 이미 피부지질구성과 피부에서 사이토카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으면서 피부의 IL-13과 26대1 불포화 스핑고미엘린(unsaturated sphingomyelin)이 높고, 단백질 결합 세라마이드(O30:0(C20S)-CER)가 낮으면 아토피피부염 발생 가능성이 54배까지 상승했다.
비침습적 방법을 통해 피부각질층을 채취한 후 가족력, 피부지질변화, 사이토카인 발현 등을 병합하여 분석하면 향후 아토피피부염의 발생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의 발생 예측은 조기 개입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지는 질병의 진행을 예방하고, 향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진료의 기반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