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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미 판매 또 신기록…도요타·혼다는 줄었다

IRA 영향에 전기차는 30%↓
테슬라 가격경쟁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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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 달 미국 시장에서 1월에 이어 또다시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전기차 판매는 줄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에 이어 2월에도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현대차와 기아의 2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총 12만2,111대로 집계됐습니다.

현대차가 6만1,252대를 팔아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늘었고, 기아는 24% 증가한 6만859대를 판매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시장 월간 판매량이 6만 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에도 미국서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차종 별로는 현대차의 소형 승용차 엘란트라(아반떼)가 1만 대 넘게 팔리며 1년 전보다 5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엘란트라 한 대가 아파트 36층 높이 절벽에서 떨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 탑승자들이 모두 생존한 차로도 유명합니다.

여기에 코나(32%)와 소나타(42%), 투싼(9%) 등도 판매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기아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도 판매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앵커>
대부분 산업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폭풍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무엇보다 반도체 수급 정상화로 차량 생산과 공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내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차 생산은 부진한 반면 차량 구매 주문은 계속 누적됐는데, 생산이 확대되면서 출고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겁니다.

특징적인 것은 차량 생산이 늘고 있음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대기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기아의 미국 내 재고는 여전히 적정재고(60일)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대기 수요가 높은 상황이고요.

미국 판매 딜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 역시 미국 평균(1,500달러)보다 한참 낮습니다.(현대차 1천 달러, 기아 500달러)

그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신차를 내놓고 있는 것도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반면, 일본 브랜드는 최근 몇년 간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와 혼다는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가 각각 2.4%, 1.4% 줄었습니다.

<앵커>
내연기관은 잘 나가고 있는데 미래차인 전기차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요?

아무래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영향일까요?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가 2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기아 EV 6는 1,294대 팔리며 판매량이 40%나 줄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당시 본격적인 충격은 6개월 정도 지난 후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IRA 시행 전 이뤄진 주문이 있는 만큼 판매 감소가 시차를 두고 현실화할 것으로 본 것이죠.

물론 이번 판매 감소가 IRA 영향이 전부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이제부터 IRA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는데요.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한 대당 최대 1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테슬라가 최대 20%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가격경쟁에 불을 지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시간 오늘 오전 테슬라 인베스터데이가 열렸는데, 테슬라의 '반값 전기차' 출시가 관심이었지요? 실제 발표했나요?

<기자>
당초 테슬라가 1일 인베스터 데이에서 1대당 약 2만5천 달러 수준의 반값 전기차 출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하지만 테슬라는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향후 출시될 모델의 생산 비용을 지금의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생산비용을 낮춘다는 건 차량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값 전기차 생산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것입니다.

테슬라의 반값 전기차 가격이 대당 2만5천 달러~3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아이오닉 5가 미국에서 5만5천 달러 수준으로 팔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거의 두 배에 달합니다.

포드와 루시드 등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동참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앵커>
현대차와 기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현대와 기아도 전기차 가격 인하에 동참하게 될까요?

<기자>
일각에선 현대차그룹도 가성비 높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거나 가격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얘기하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은데요.

테슬라와 비교해 전기차 사업이 아직 큰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테슬라는 전기차 1대 팔았을 때 약 1천만 원의 수익을, 현대차는 약 1백만 원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파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테슬라 전략을 따라하긴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가격을 내린 후 발생할 수 있는 기존 고객의 반발도 고려해야 하는데요.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일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섣불리 가격을 인하하면 기존에 구매 했던 고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인센티브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대응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상반기 즉각적으로 가격 인하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올해 하반기나 연말께 추가적인 프로모션(판촉)을 통해서 판매를 촉진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신 현대차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예외를 인정받은 상업용 리스차에 대해 리스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리스 월 납입료를 1월 659달러에서 2월 589달러로 14% 낮췄고요. 기아는 EV 6 리스 월 납입료를 619달러에서 599달러로 내렸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씨지: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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