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공격적인 물류 센터 건립과 자동화 기술 적용을 통한 물류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영업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발표한 성과라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2개 분기 연속 흑자…연간 적자폭 10분의 1로 축소1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쿠팡 영업이익은 1133억 원이다. 지난 3분기 1037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1천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사상 첫 7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쿠팡 매출은 7조2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성장했다.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서 1387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영업흑자와 매출 성장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연 환율 1291.95)를 써내며 전년(21조646억원)보다 26% 늘어난 사상 최대 연 매출을 경신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 물류 자동화가 `1등 공신`…견고한 충성고객국내 이커머스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쿠팡이 고무적인 성과를 보인 것은 자동화 기술 적용을 통한 물류 효율을 높인 덕이다.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 늘었고,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원(294달러)으로 4% 증가했다.
반면 물류망은 물류센터 증축과 자동화 기기 도입에 따라 촘촘해지고 효율은 높아졌다. 쿠팡의 물류망은 지난해 말 기준 132만평(4700만제곱피트)으로 2020년 말 70만평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네트워크(물류센터 등) 대비 2배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적자 늪` 빠진 유통 공룡쿠팡이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모습인 반면 국내 유통 공룡들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은 작년 1천112억원의 영업손실과 1조7천44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매출은 16.8%가량 증가했지만, 적자 규모도 지난 2021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 역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5% 늘어난 1천130억원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적자 폭은 늘어 약 1천560억원의 영업손실로 집계됐다.
G마켓과 11번가 등도 영업손실을 늘렸다. G마켓은 지난해 영업손실 665억 원을 내며 영업 손실로 전환했고, 11번가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2배 늘어 1515억 원으로 집계됐다.
▲ 쿠팡 "성장 계속"…연간 흑자 기대쿠팡은 지금보다 다양한 상품을 확보하고,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을 통한 고객 가치를 지속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대부분의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향후 수년간 유통시장에서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로켓배송 상품은 수백만개에 달하지만 아직 포함되지 않은 훨씬 많은 상품들 앞에서 이 숫자는 무색하다"며 "다양한 인기 제품 카탈로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상품군 확대는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쿠팡 올해 실적은 연간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는 "다음 마일스톤은 현금 흐름에서 흑자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도 유의미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으로 조정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율은 1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지난해 쿠팡의 연간 조정 에비타는 4,925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