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취소했던 경복궁 패션쇼 행사를 올해 5월 열기로 했다.
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재분과는 최근 회의를 열어 경복궁 내에서 열릴 예정인 구찌 패션쇼의 장소 사용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위원회는 회의록을 통해 "해당 패션쇼는 작년 11월 1일 장소 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이태원 참사로 인해 중단돼 재추진하는 행사"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조건부 결정의 근거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패션쇼 행사를) 추진하라"며 추후 세부 논의를 거칠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패션쇼 행사는 올해 5월 16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동안 경복궁의 중심 건물이자 조선시대 국가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근정전 일대에서 패션 브랜드 행사가 열린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찌 측은 지난해 행사를 계획했을 때와 비슷하게 근정전 앞마당을 중심으로 행사를 하되 행각(行閣·궁궐 등의 정당 앞이나 좌우에 지은 줄행랑)을 모델이 걷는 무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의 뜻을 함께하고자 협의해 취소했던 행사"라며 "경복궁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검토 의견을 밝혔다.
구찌는 지난해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행사를 열기로 했었지만, 청와대 활용을 둘러싼 논란 속에 취소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이후 문화재청과 협의해 다시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참사가 나면서 애도 차원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구찌 측은 문화재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복궁 보존 사업을 후원하기로 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