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애끊는 청원에 국민이 빠르게 응답했다.
이모씨가 지난 23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린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 책임 전환 청원` 글이 6일 만인 28일 오전 5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은 30일 이내 5만 명 동의 요건을 충족해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씨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른 시간 안에 마음 모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이제 국회에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지 않고 소관위원회 심사에서 채택되고 본회의에 상정 심의 의결돼 제조물책임법이 개정되고 시행될 때까지 계속 함께해 주시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된 아들을 잃었다. 당시 운전자였던 이씨의 어머니는 큰 부상에도 형사입건됐고, 급발진 의심 사고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큰 이슈가 됐다.
이씨는 지난 1월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자동차 제조사가 급발진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을 전환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청원했다.
그는 청원 글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되며 전동화되는 자동차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 시 소프트웨어 결함은 발생한 후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그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런데도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차량의 결함이 있음을 비전문가인 운전자나 유가족이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조물책임법 조항을 최소한 급발진 의심 사고 시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급발진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전환하는 법 개정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