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마이크로LED 산업 성패가 에코시스템 구축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마이크로LED는 TV와 워치를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격전장으로 꼽히는 XR기기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유력한 디스플레이다.
OLED디스플레이 전문 연구기관,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21일 한국경제TV 뉴스플러스에 출연해 "기차에 비유할 때 우리에게 부품과 재료, 디스플레이 등이 다 있지만, 시장을 끌고 갈 기관차, 즉 강력한 세트업체가 없으면 나머지는 애플과 구글의 열차에 타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충훈 대표는 "이전에는 나에게 공급한 업체만 잘 관리하면 됐지만, 지금은 에코시스템, 나하고만 같이 일할 업체들과 편을 먹기 때문에, 세트업체가 약해지면 그 밑에 디스플레이와 모든 부품소재가 다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을 끌고 갈 수 있는 세트업체에 대한 집중 육성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최근 독자적인 마이크로LED 개발에 들어가는 소식과 관련해 이 대표는 "대만 애널리스트로부터 그런 뉴스가 나왔지만 확인결과 애플이 직접 한다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마이크로LED는 현재 일본과 대만쪽 것을 사용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 오슬람 공장에 애플이 지불한 전용장비가 들어갔다"며 "서플라이 체인 관리, 에코시스템 관리 차원에서 애플이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AR글래스에서 활용될 마이크로LED의 국내 개발 상황에 대해 이충훈 대표는 아직도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고 봤다. 삼성과 LG가 만드는 마이크로LED TV는 20~30마이크로미터의 글래스 기판을 사용하는 반면, AR글래스에서 요구되는 수준은 3마이크로미터 수준이다. 특히 AR글래스는 무엇보다 휘도(밝기)가 중요한데, 마이크로LED는 사이즈가 작아질수록 광효율이 급격이 떨어지고, 효율을 올리기 위한 별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마이크로LED TV가 발달돼 있다고는 하더라도, 마이크로LED, 실리콘 웨이퍼 전사기술에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