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한 이유는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자동차는 이번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중단에 대해 출고 전 회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트럭의 배터리 화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드자동차는 사전 품질 검사에서 트럭에 화재가 발생했고 옆에 있던 다른 트럭으로 번졌다고 덧붙였다.
화재는 지난 4일 미시간주 디어본 전기차 공장 외부 출고 대기장에서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나 공장 자체에 대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자동차는 앞서 사전 품질 점검에서 F-150 라이트닝의 배터리 품질 문제를 발견했다며 지난주 초부터 이 픽업트럭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에마 버그 포드자동차 대변인은 "이번 배터리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았다"면서 "다음 주 말까지 조사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그 대변인은 "우리가 찾아낸 것을 이 트럭의 배터리 생산 절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라며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중단이 다음 주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출고된 차량은 계속 판매될 것이며, 아직 이번 문제로 인한 사고 발생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포드 측은 설명했다.
40년간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픽업트럭으로 꼽히는 F-150의 전기차 모델인 라이트닝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기 고객만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의 성공에 힘입어 포드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랐다.
현재 F-150 라이트닝은 전량 SK온 조지아1공장에서 생산한 NCM9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SK온은 배터리 모듈 형태로 포드에 납품하며, 이후 팩으로 패키징(포장)하는 작업은 포드가 진행한다.
SK온은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통해 총 26억 달러(약 3조3,300억원)를 투자, 조지아주에 단독으로 배터리 1·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9.8기가와트시(GWh) 생산 능력을 갖춘 1공장은 2019년 착공 후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건은 일회성 이슈로, 유사 사례는 추가로 발견된 바 없다"며 "이번 화재에 대해 이미 원인 규명을 완료했고 재발 방지 대책까지 수립했다"고 말했다.
SK온 측은 전날에도 "현재 SK온의 미국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며 다만 일부 라인은 운영상의 문제로 점검 중"이라며 "원천적인 기술 문제는 아니므로 포드 측과 개선 방안 협의를 거쳐 모든 생산 라인을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슈가 대규모 리콜(시정조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화재 위험성이 또다시 부각되며 `K배터리`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2021년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결함으로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 대해 대량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볼트 전기차에서 잇달아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GM은 14만3천여 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고 2021년 9월 볼트 전기차 생산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4월 생산을 재개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리콜 비용으로 각각 7천억 원씩 1조4천억원을 GM 측에 지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