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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에 속수무책…"러 탱크 수십대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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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전선 도네츠크 지역의 소도시 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가 탱크 수십대를 잃는 등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주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부흘레다르 전쟁에서 촬영한 약 20개의 영상을 살펴보면, 사방이 트인 개활지 도로에서 러시아군 탱크가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아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등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갈팡질팡하던 러시아군 전차가 지뢰밭으로 곧장 돌진해 폭발하는가 하면, 혼비백산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던 병사들 일부는 불길에 휩싸이기도 한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쉴 새 없이 폭격을 가하며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아선다.

이날 CNN은 해당 영상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본 결과 최근 며칠 새 24대 이상의 러시아군 탱크와 차량이 무력화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봄철 대공세를 앞두고 부흘레다르에서 완패하면서 지휘와 전술 측면에서의 고질적인 실패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최근 3개월에 걸쳐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부흘레다르는 인근 철도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또다른 핵심으로 평가된다. 러시아군 입장으로서는 이곳을 장악해야만 봄철 예상되는 대공세를 통해 북부로 진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인근 탄광 개발을 위해 세워진 부흘레다르 마을은 고지에 위치해 있는데다, 고층 빌딩도 다수여서 이곳을 사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72기계화여단이 큰 방어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

군사 역사학자 톰 쿠퍼는 이곳을 "평원 사막 한가운데에 크고 높이 올라 서있는 요새"라고 묘사했다.

러시아군은 부흘레다르 주변에 2만명의 병력, 주력전차 약 90대와 그 두배에 달하는 보병전투차, 포대 약 100문 정도를 배치하며 공격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달 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측에 훤히 노출된 좁은 경로로 진격하는 치명적인 전술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쿠퍼는 지적했다.

쿠퍼는 "우크라이나 포병이 진격해오는 러시아 부대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물론 후방 보급로와 철수 경로까지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부흘레다르에 투입된 자국군 155해병여단이 계획대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TV 연설을 통해 "현재 해병대 보병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영웅적으로 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군사 블로거는 최근 전황을 놓고 "수치스러운 패주"라고 꼬집는 등 러시아의 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조차 최근 전황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군 정보장교 출신의 극우주의 평론가 이고르 스트렐코프는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군인들이 사격장의 칠면조처럼 총에 맞았다"며 "수많은 T-72B3, T-80BVM 탱크와 공수부대원, 해병들이 산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견고하게 방어돼 공격하기 어려운 같은 장소에 수개월째 줄기차게 정면 돌격하는 것은 바보들 뿐"이라고 힐난했다.

블로거 `모스크바 콜링`(Moscow Calling)은 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첩보 수집 활동을 의사결정으로 통합하는데 실패하면서 보병과 전차들이 좁은 대형으로 이동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군의 구형 T-72전차는 운전자 시야를 넓히는 개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부흘레다르 전투의 책임자로 알려진 루스탐 무라도프 동부군관구 사령관를 해임하라는 요구가 나오는 등 무능한 지휘관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한 블로거는 무라도프에 대해 "이 사람은 작년 11월 상당한 규모의 인원과 장비를 잃었다"며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관대함만 싹틀 뿐"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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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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