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며 옛 연인을 납치·감금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김모 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13일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도망이 염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김씨에게 차를 제공하는 등 범행을 도운 친구 이모 씨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12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김씨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12일 오전 1시 50분께 "두고 온 짐을 빼러 가겠다"며 김씨의 옛 연인 A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에 찾아가 A씨를 납치해 차에 가둔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를 받는다.
A씨가 스마트워치로 경찰을 긴급호출하자 추적을 피하려고 이를 가위로 잘라 피해자의 집 인근 화단에 버린 김씨에게는 공용물건손상 혐의도 추가됐다. A씨는 지난 10일 김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하고 경찰로부터 긴급호출 기능이 있는 이 스마트워치를 받았다.
이들은 A씨를 차에 태운 채 관악구 방향으로 40분가량 차를 몰며 김씨를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한 이유를 추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스마트워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납치 발생 약 1시간만인 오전 2시 46분께 관악구 봉천동 도로에서 이씨를 먼저 체포했다. 현장에서 도주했던 김씨도 30여 분 뒤 봉천동 주택가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와 A씨는 "이달 초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발언을 했고, 간이시약 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감금 사건과는 별개로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