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이례적으로 활기차게 유영하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된 점박이물범이 사체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2일 제주 가파도어촌계와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11일 오전 11시 20분께 서귀포시 가파도 상동항 인근에서 점박이물범 1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죽은 점박이물범은 몸길이 124㎝가량, 무게 50∼60㎏의 암컷이다. 발견 당시 사체에는 별다른 외상이 없었다.
사진작가이자 가파도어촌계장인 유용예씨는 지난달 31일 가파도 앞바다에서 동일 개체의 점박이물범 1마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유영하는 것을 목격하고 사진으로 기록했다.
유씨는 이어 이달 2일에도 가파도 앞바다 물속에서 이 점박이물범이 유영하는 것을 관찰했다.
유씨는 "이 점박이물범이 호기심 많은 눈으로 내 오리발을 툭툭 건들고 물어도 보고 당겨도 봤다"며 "손을 내밀면 닿을 듯 정말 가까웠다가 내가 약간 움직이자 이내 깊이 잠수를 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점박이물범이 하동항 내 갯벌에서 플라스틱 노끈을 씹고 뱉는 행위를 반복하기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지난해 9월께에는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점박이물범이 건강한 모습으로 주민 등에게 목격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점박이물범 폐사 원인에 대해 그물 등 어구나 미세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로 인한 것인지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조사할 예정이다.
점박이물범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주로 백령도에서 20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