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PPD: postpartum depression)을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알약`이 올 여름 미국에서 나올 전망이다.
출산 후 4주에서 12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산후 우울증은 슬픔, 불안, 극심한 피로 증상을 나타내며, 심한 경우 태어난 아기를 해칠 수 있고 자살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 바이오젠(Biogen) 제약회사는 새로운 항우울제 주라놀론(zuranolone)이 오는 8월6일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바이오젠 사의 연구실장 프리야 싱갈 박사는 주라놀론이 FDA의 승인을 받으면 주요 우울장애(MDD: major depressive disorder)와 산후우울증 환자의 의미 있는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산후 우울증에는 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치료제인 줄레소(zulesso)가 사용되고 있다. 줄레소는 정맥 주사제로 60시간 계속 투여해야 한다.
주라놀론은 경구 투여 알약으로 2주간 복용하면 된다. 바이오젠 사가 세이지(Sage) 제약회사와 함께 개발한 주라놀론은 신경 스테로이드(neurosteoird)를 이용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 gamma-aminobutylic acid)을 조절한다.
우울증이 발생하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가 균형이 깨지면서 신경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치료는 보통 감정 조절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증가에 초점을 맞추지만 GABA의 경로를 표적으로 해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주라놀론은 기분, 각성, 행동, 인지 등을 관장하는 뇌의 네트워크가 조절이 안 될 때 신속하게 균형을 회복하게 해 뇌 기능을 리셋(reset)한다.
3상 임상시험(SKYLARK)에서 주라놀론(50mg)이 2주간 투여된 그룹은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17항목 해밀턴 우울증 평가척도`(HAMD-17: 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점수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후 주라놀론 그룹은 HAMD-17 점수(우울증이 심할수록 높아진다)가 평균 15.6점 낮아진데 비해 대조군은 11.6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 45일 후에도 주라놀론 그룹은 우울증 점수가 계속 줄어 평균 17.9점 낮아졌다. 대조군은 14.4점 낮아졌다.
임상시험은 임신 3 삼분기(3rd trimester) 중 또는 출산 후 4주 전에 주요우울증세가 나타난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