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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대선 첫 경선, 반세기만에 아이오와→사우스캐롤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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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2024년 대통령 후보 결정을 위한 첫 경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변화를 감안해, 인종이 다양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첫 경선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전국 첫 경선과 예비선거를 치러 `대선 풍향계`의 지위를 누렸던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가 반발하는데다가 공화당 측 일정과 충돌할 우려도 있어 실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서 당내 전국 첫 예비선거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치르는 내용을 포함한 경선 일정 개정안이 채택됐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경선은 2024년부터 순서가 뒤로 밀리게 된다. 2024년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6일 뉴햄프셔와 네바다, 13일 조지아, 27일 미시간 등이 초기 경선지다.

미국에서는 반세기 넘도록 주요 정당의 대통령후보 선정을 위한 주별 경선 중 가장 처음 열리는 행사는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였다.

이런 전통은 1972년부터 유지돼 왔다. 아이오와주 경선은 각 정당의 당원들만 참석해 대의원을 선출하는 `당원대회` 방식으로 열린다.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예비선거` 방식의 대선후보 경선 중에서는 가장 이르게 열리는 곳이 뉴햄프셔였다. 뉴햄프셔주는 이런 전통을 1920년부터 100년 넘게 지켜 왔으며 이런 일정을 주 법률로도 못박아 뒀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예비선거가 아니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를 첫 경선으로 삼자는 제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2월에 내놨다.

이는 초기에 경선을 치러 전체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 주들을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인구 구성상으로나, 우리 당과 우리 나라의 전체적 다양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명분에 따른 것이다.

2020년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투표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유권자들 중 90% 이상이 백인이었는데, 이는 미국의 인종 분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 2월 1일 치러진 민주당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에서는 표 집계 시스템이 잘못돼 며칠간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대혼란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 역시 민주당이 첫 경선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변경키로 한 데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런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 같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첫 경선지로 정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비판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주지사는 "우리 예비선거는 (민주당의 일정 발표와 달리 전국에서) 여전히 전국 첫 예비선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전국의 대선후보 경선일정)가 조 바이든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준미달의 절차에 따르도록 강요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뉴햄프셔주 측이 DNC 측의 경선 일정 변경에 따르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양측 사이에 `치킨 게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DNC는 경선 규칙에 따르지 않는 주의 대의원 투표권을 축소시킬 권한이 있다.

네바다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재키 로젠과 캐서린 코티스 연방상원의원은 각 주가 개정된 경선 일정을 준수하도록 강한 규칙과 벌칙을 DNC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정된 일정에 따르면 네바다 경선 순서는 과거보다 앞당겨지게 된다.

그러나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과거처럼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를 앞에 세운 전통적 순서에 따른 경선 일정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주들은 양대 정당별로 다른 날짜에 예비선거를 치르거나, 혹은 한쪽 정당으로부터 해당 주 대의원의 투표권이 줄어드는 벌칙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미시간은 민주당의 새 일정표에 맞춰 2024년 2월 27일 경선 일정을 정했다. 미시간은 주지사와 주의회 상하 양원 다수당이 모두 민주당이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조지아주 선거관리당국 관계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예비선거가 똑같은 날 열려야 하며, 민주당 일정에 맞춰 앞당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주지사와 선거관리 책임자인 주 국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이다.

로나 맥다니엘 RNC 의장은 입장문에서 "DNC는 반세기간 유지된 전례를 깨고 경선 일정을 변경함으로써 혼란을 일으키기로 결정했으며, 결국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 사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을 버리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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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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