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단체 교섭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이에 노조는 "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교섭에 나서지 않는 건 불법"이라며 "불법적 교섭 거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 측에 "당사와 계약관계가 없는 택배기사와의 단체협약은 체결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12일 서울행정법원이 "CJ대한통운 원청이 하청노조인 택배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내린 뒤 19일만에 공식 입장을 노조 측에 전한 셈이다.
CJ대한통운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강조하며,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명시적·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어야 단체교섭 조건이 성립된다는 것이 기존 대법원 판례"라며 "이런 계약관계가 없는 이상 원청을 상대로 하는 단체협약 체결권은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배치돼 3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며 "향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교섭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택배기사는 대리점주와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원청인 CJ대한통운과의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택배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이 불법적으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은 대법원 판례를 이야기하지만, 판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하기 마련"이라며 "1심 판결은 변화한 현실에 부합하는 상식적인 판결"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소를 제기했더라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행정소송의 제기에 의해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며 "지금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건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노조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사측이건 노측이건 불법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천명해 온 바 있다"며 "정부가 과연 사측에도 동일한 잣대로 불법에 대처할 것인지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