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소고기 소비국들에서 나타난 수요 감소세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소고기의 나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에서는 2007년 68.7㎏에 달했던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지난해에는 이보다 31% 줄어든 47.2㎏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2021년의 소비량도 1920년(46.9㎏) 이후 10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47.8㎏를 기록했다.
가격이 급등한 소고기의 대체 수요로 닭고기 수요가 늘면서 20년 전 18㎏ 정도였던 아르헨티나의 닭고기 소비량이 지난해 46㎏ 가까이로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소고기 판매량도 4% 이상 감소했다. 영국의 소고기 판매량은 이전해보다 5.8% 줄었으며, 스테이크용 소고기 판매량은 19%나 감소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전 세계 소고기 소비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그동안 소고기 소비가 많았던 국가들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미국 소고기 소비량은 5% 가까이, 아르헨티나는 2%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경기침체기에 소고기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이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는 소고기 소비량이 많았던 국가들의 소비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고기 소비량 감소세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고착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나온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10년간 인구 증가와 아시아 등 신흥국의 소고기 섭취량 증가로 인해 세계 일부 지역의 소고기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