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아 직을 잃을 위기에 놓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0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내방송에서 "지난 주말 재판 결과 소식 때문에 염려하실 것 같아 마이크를 잡았다"며 "법원 판결이기 때문에 겸허히 수용하되 즉시 항소해서 결과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2016년에도 교육감 선거 당시 제기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선고유예를 받은 점을 언급하며 "1기 때도 선고유예로 교육감직이 유지되고 임기를 잘 마쳤다"고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이어 "(이번에도) 재판과 상관없이, 흔들림 없이 교육감 직무에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며 "여러분도 평소 하시던 것처럼 서울교육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교육감은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대한 본인의 입장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해직교사 복직은 사회적 화합과 통합을 위한 적극 행정의 일환이었다"며 "해직자들이 제도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해직교사 복직) 추진 결정의 처음과 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원노동조합의 해직교사 복직 요구는 `공적 민원`이었는데 이를 `사적 민원`이라고 한 검찰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교육청에서 진행한 간부회의에서도 같은 취지의 내용을 발언하면서 "특채 과정은 두 차례의 엄격한 법률 자문을 거쳐 공개 경쟁 전형의 정신에 충실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브리핑 자료를 내고 "조 교육감의 특별 당부는 교육청 내부와 일선 교육 현장에 일말의 동요라도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며 "지난 27일의 1심 판결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설령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더라도, 검찰의 항소에 의해 이 사건은 대법원 최종심까지 가야 했을 것"이라며 "재판은 재판, 서울교육은 서울교육이다. 조 교육감의 특별 당부대로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미래교육`이란 서울교육정책의 기조와, 이를 위한 제반 정책의 추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조 교육감이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해직된 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국가공무원법 위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않으면 퇴직 대상이 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