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규모 지원을 쏟아붓는 가운데, 유럽연합(EU) 반도체법 초안에 대만이 전략적 파트너로 포함됐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26일 보도했다.
EU 반도체법은 유럽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역내 생산시설에 430억유로(58조원)을 지원하는 법안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에서의 EU 점유율을 현재 9%에서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만언론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법 초안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상임위원회 산업·연구·에너지위원회(ITRE)에서 통과됐다.
자유시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 TSMC가 있는 대만이 명확하게 포함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이 법안 초안에서는 제3국과의 협력은 EU가 반도체 생태계의 강인성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럽반도체위원회(ESB)의 협력 아래 이념이 유사한 전략적 파트너인 제3국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EU가 반도체 외교를 펼쳐 대만·미국·한국· 일본 등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해 반도체의 안전한 공급 강화, 공급망 단절에 대비한 대응, 반도체 원료와 제3국 수출 통제 분야 등에 대한 대화 조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EU가 반도체 외교 메커니즘을 수립하고 파트너십, 투자와 무역 협정, 외교 조치를 통해 교류 관계와 반도체 안전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대만언론은 풀이했다.
유럽의회는 오는 2월 13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전체 회의 표결을 거쳐 EU 이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입법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 주요 국가들은 자국 내 산업 발전을 위한 법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총 2천800억달러(약 344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했다.
대만 입법원(의회)는 지난 7일 `대만판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고 연내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요 반도체 업체가 연구개발(R&D)·선진 생산공정 설비에 투자할 경우 각각 투자비의 25%와 5%를 세액 공제해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