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세대 신약`으로 불리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의료기기(디지털 테라퓨틱스, DTx)입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1호 디지털 의료기기가 나올 전망인데요, 제약사들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고 합니다.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업계에서야 친숙한 용어겠지만 디지털 의료기기라고 하면 조금은 생소합니다. 이게 어떤겁니까?
<기자>
게임으로 ADHD(주의력결핍행동장애)를 치료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앵커>
신기하네요. 게임 형식을 띤 치료용 프로그램 같은 건가요? 집에서도 가능하겠군요?
<기자>
네, 지금 나오는 화면은 미국 회사 아킬리 인터렉티브(Akili Interactive)의 ADHD 치료용 소프트웨어의 한 장면입니다.
<앵커>
완전 게임 화면인데요?
<기자>
미국 FDA의 승인도 받은 제품입니다.
ADHD와 감각기능에 문제가 있는 소아에게 4주간, 주5회에 걸쳐 30분씩 저 소프트웨어로 게임을 했더니 주의력이 향상됐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앵커>
이게 디지털 치료기기군요. 근데 어디서는 또 디지털 치료제라고도 하던데요. 좀 헛갈립니다.
<기자>
`새로운 약` 개념이라 디지털 치료제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디지털 치료기기가 식약처에서 정해준 올바른 표기입니다.
정확한 정의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뤄지고 질병의 치료·효과·관리를 하는 의료기기`입니다.
해당 기기의 특징상 비대면 진료와 결합돼 대부분 집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요.
이 외에도 당뇨병 환자를 위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결합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인슐린 용량을 관리해주는 앱이나, 난소암 환자용 고혈압 모니터링 앱 등 다양한 기기가 외국에서는 나와 있습니다.
<앵커>
국내는 어떻습니까? 곧 1호 제품이 나온다고 하던데요.
<기자>
후보는 웰트의 `필로우 Rx`, 에임메드의 `솜즈` 두 가지 입니다.
둘 다 불면증 치료용 앱이고요, 최근 식약처가 통합심사·평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습니다.
혁신의료기기면서 신속심사를 받는 경우 심사 기간이 45일 이내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조만간 빛을 볼 전망입니다.
<앵커>
최근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상당히 투자하고 있다죠?
<기자>
글로벌에서는 노바티스나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같은 빅파마들이 개발 파트너십, M&A 등을 통해 투자하고 있고요.
국내 제약사도 2020년부터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은 휴이노, 대웅제약은 뉴다이브, 한독은 웰트, 한미약품은 디지털팜, 동화약품은 하이에 투자했고요. SK바이오팜은 미국의 칼라 헬스사에 투자한 상태입니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이 오는 2025년 5,288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디지털 치료기기에 투자 바람이 불고 있지만, 무조건 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을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의료기기 R&D 허브 사업단을 담당하는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김법민 /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장 : 사용해봤는데 별 효과 없더라, 귀찮다 하면…시장에서 반응이 안 좋은 디지털 치료기기도 꽤 있을 수 있거든요? 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지는 걸 지켜봐야 하지 않나. 한 군데서만 개발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다들 (하나의 질환에 한 개 기기만 있는게 아니라) 중복해서 개발하고 있어요. 해외에서 이미 활용이 잘 되고 있는 제품도 들어오거든요. (국내 제품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들과도 싸워서 이겨야 해요.]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산업 자체의 유망함 외에, 각 기기의 역량을 고려해 투자하는 자세도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