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던 강달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때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 1,500원선까지 위협했는데, 오늘 환율은 1,238.7원이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며 1,2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불과 석달 전만 하더라도 1,40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
지난해 10월엔 장중 1,444.2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석달 새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4% 넘게 올랐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은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235원에서 거래를 마친 전날 보다는 다소 상승했지만, 1,230원대를 유지하며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7개월만에 최저치인 102선까지 밀려난 상황.
지난해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킹달러, 달러 초강세 현상이 한층 누그러진 겁니다.
달러화 약세 흐름은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최악의 고비를 넘기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 큽니다.
여기에 `위드 코로나`에 들어선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일본은행(BOJ)이 극단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엔화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미 환율의 하락 흐름이 우세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만큼, 지난해 고점인 1,4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오창섭 / 현대차증권 연구원 : 전체적으로 달러 강세가 끝나고 약세 사이클로 진입을 했다고 대부분 보고 있고…. 한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의 중장기 범위가 1,050~1,250원인데, 1,250원 안으로 들어오면서 오버슈팅(일시적 급등)에 대한 조정은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오른 환율이 되돌림되는 과정에서 쏠림이 나타나면 1,100원대 후반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봅니다.
다만, 환율 흐름이 달라졌음은 분명하지만 섣불리 `하락`을 확신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백석현 /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도 너무 낙관적인데 기대치가 조정될 수 있고….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침체가 깊어질수록 신용시장의 스트레스도 커질 수 밖에 없어 작년만큼은 아니겠지만 안전자산인 달러강세의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상수지가 석달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달러 유입이 줄어든 것도 불안 요인.
지금과 같은 수출부진이 이어져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충분하지 않게 되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또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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