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재차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나는 자금을 훔치지도,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빼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3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유죄 인정을 거부하는 등 FTX 몰락 이후 그동안 혐의를 부인해 왔는데 이를 거듭 반복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나는 대중의 오해와 거짓 뉴스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FTX 몰락의 이유를 범죄 행위인 `사기`가 아닌 경영 소홀로 돌렸다.
FTX 몰락의 진원지가 된 알라메다 리서치와 관련해서도 자신이 수년간 경영을 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알라메다는 2021년 순자산 가치가 1천억 달러에 달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시장 붕괴의 위험에 충분히 위험을 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경쟁사였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해서도 FTX 몰락의 책임을 돌렸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이 FTX를 무너뜨리기 위해 한 달 동안 노력했으며 FTX에 대한 부정적인 캠페인을 전개한 이후 올린 자오창펑의 트윗이 치명적인 악재가 됐다고 썼다.
자오창펑은 지난해 11월 위기에 처한 FTX를 인수하겠다고 했다가 이를 취소하며 FTX가 자체 발행하는 코인 FTT토큰을 팔겠다고 트윗을 올렸다. 이는 FTX에 대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을 촉발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도 FTX 인터내셔널도 자금이 묶여 있어 유동 자금이 없었다"며 "뱅크런이 유동성(위기)을 파산으로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송환된 이후 다음날 2억 5천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하는 조건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