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물가 안정에 중심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되, 경기와 금융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1일 `2023년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선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으며,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3.25%까지 인상한 지난해 한은의 통화신용정책과 관련해 "금리상승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더 큰 손실이 초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또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에는 미시적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했다"며 "이러한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으며, 단기금융시장의 신용경색도 다소나마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