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리스크 여파로 급락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이 지난해 제시한 증시 전망치도 크게 빗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올해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코로나 재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변수로 증시를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증시 전망치도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빗나갔다"고 평가했다.
이날 존 버터스(John Butters) 팩트셋 수석 전략가는 지난해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올해 S&P500 지수 평균 전망치가 5,264.51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마감한 S&P500 지수 3,821.62에 비해 약 40%가량 높은 수준이다.
월가 전문가들의 증시 전망치가 실제 지수와 40% 가까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S&P500 전망치와 실제 지수가 무려 92%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한편 올해 미국 증시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내년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마켓워치는 글로벌 IB(투자은행) 18곳의 내년 S&P500 지수 평균 전망치가 4,031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글로벌 IB 가운데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도이치방크의 빈키 차다(Binky Chadha) 수석 전략가다. 그는 내년 S&P500 전망치를 4,500으로 제시하며 20일(현지시간) 마감 기준 약 18%의 상승 여력을 예상했다. 반면 그레그 부틀(Greg Boutle) BNP파리바 수석 전략가는 내년 S&P500 전망치를 3,400으로 설정하며 18곳의 글로벌 IB 가운데 가장 낮은 숫자를 제시했다.
마켓워치는 월가 전문가들의 증시 비관론 배경에 경기침체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후폭풍이 내년에 경기침체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마켓워치는 상당수의 월가 전문가들이 내년 증시가 상반기에는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반등하는 `상저하고` 패턴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시장에서 사라질 경우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내년에도 높은 증시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강세론자와 약세론자의 증시 전망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알려진 톰 리(Tom Lee)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내년 S&P500 지수 전망치를 4,750으로 제시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이 결국 하락할 것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증시가 2년 연속 하락한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반면 크리스 세넥(Chris Senyek) 울프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는 내년 S&P500 지수 전망치를 2,500으로 제시하며 증시 비관론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시행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내년 미국 경제를 침체 국면에 진입시킬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현 수준 대비 최대 35%까지 폭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마켓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