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3.06

  • 17.30
  • 0.69%
코스닥

692.00

  • 1.15
  • 0.17%
1/3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연재 목록 보기 >

'前 연준 부의장' 앨런 블라인더 교수 "내년 경기침체는 가벼운 침체될 것"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미국 연준 부의장 출신이자 통화 정책 권위자로 알려진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침체는 완만한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런 교수는 한국경제TV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서 "가벼운 경기침체에 그칠 확률이 50~60%"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과거와 달리 연준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가 안정과 공급망 문제 해소되며 경기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소비자들의 저축액이 여전히 상당하다며 경기를 뒷받침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앨런 교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낮추는 데 진심"이라며 시장이 연준을 오해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에 위원회 대부분이 동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금리 인상은 장기전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내년 미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아마도 FED의 과한 조치로 경기 침체를 겪게 되는 것일 것이다. 과한 조치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연착륙이라고 한다. FED가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확률이 더 큰 것 같다.

Q. 지난 5월, 가벼운 경기 침체를 맞이할 가능성이 50~60%로 꽤 높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보는가.
A. (그 때의 답에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심각하기보다는 가벼운 경기 침체를 겪을 확률이 여전히 크다고 보며,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과거와 달리, 현재의 FED는 경기 침체를 피해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과거의 FED들은 연착륙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현재의 FED는 생각이 다르며, 연착륙을 위해 노력 중이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런 사실만으로도 FED가 지나친 조치를 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두 번째로, 아시다시피 유가가 상당히 하락했다. 이 수준이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 공급망 문제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나아지고 있고 배송 비용 증가 및 지연과 같은 문제들이 마침내 해결되고 있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저축액을 보유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인 대부분이 세 차례에 걸쳐 긴급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일부는 소비됐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계좌에 남아 있는 상태다.

Q. 내년 미국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경기 침체를 어떻게 정의하나?
A. 언론에서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 경기 침체라고 정의한다. 이미 현실이 된 일이지만, 실제로 그 마이너스 수치는 매우 미미했다. 개인적으로는 GDP가 1% 이상 하락할 때를 경기 침체라 정의하겠다. 물론 전미 경제 연구소의 정의와는 다르며, 과거에 GDP가 1%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도 경기 침체라 선언한 바 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벼운 경기 침체다. 불황이라 할지라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성장하는 한 그렇게 끔찍한 상황은 아닐 것을 본다.

Q. 2023년에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A. 현재 인플레이션은 분명히 하락 추세에 있다. 상승 추세일 때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다. 매월 인플레이션율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낮아지고 있으며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경제 부진과 FED의 여파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곧 지금보다 더 큰 부진과 높은 실업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심각한 수준으로의 악화보다는 완만한 침체에 그치리라 생각한다. 희망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실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 중이거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피해왔고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으니 앞으로도 이를 피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5년과 10년의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결과나 물가연동국채 금리를 봐도 마찬가지다. 현재 5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7~8%가 아닌 2~3%에 가깝다. 매우 긍정적이고 중요한 사실이며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Q. 올해 FED는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다. 2022년의 FED 통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마침내 (연준이) 제대로 하는 중인 것 같다. 물론 파월 의장을 비롯해 모두가 뒤늦은 대응임을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은 좀처럼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나 FED마저도 금리 인상을 너무 늦게 시작했음을 시인했다. 어쨌거나 시작이 늦었다면 서둘러 따라잡아야 한다. 금리도 빠르게 인상하는 것이 좋다. FED의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다. 그중 일부는 한때 인상 시기가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던 사람들이다. 시작이 뒤처졌다면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 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너무 높이, 빠르게 인상하면 위험이 따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고 위험을 피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Q. FED가 시장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려던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FED가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음에도 시장이 종종 그 메시지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시장은 일시적 데이터 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월간 CPI의 결과가 좋고 나쁨에 집중한다. 이에 반해 FED가 판단하는 시간 지평은 훨씬 길다. 둘째로, 지난 여름 제롬 파월의 잭슨홀 연설로 시장이 혼란을 겪었던 일을 언급하는데 FED가 금리를 인상한 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하면 즉시 금리를 인하할 거라는 시각이 있었다. 그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파월 의장은 FED가 어느 수준까지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한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반드시 2%가 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낮아져 그 수준에 근접해야 한다. 그리고 FED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낮추는 데 그다지 진심은 아닐 거라고 시장이 종종 잘못 판단할 때가 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진심이라 보지만, 중요한 건 내년 안에 목표를 이루려고 서두르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내년이면 좋고,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안정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해서 크게 당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Q. 2023년 FED가 어떤 조치를 할 것으로 전망하나?
A. 우선, 어느 순간부터는 FOMC 내 의견이 분분해지리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었다. 긴축 주기 초기에는 분열이 없었다. 모든 관계자가 금리를 인상해 상황을 빠르게 통제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만장일치로 진행됐고 이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금리가 4% 수준에 이르면 의견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논쟁이 시작되고, 그 현상이 이미 나타나는 중이다. 이러한 논쟁들이 가끔 공적 영역으로 확대되기도 하는데 현재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이를 주제로 월스트리트저널에도 기고한 바 있는데 금리가 높은 수준에 이르면 이런 상황은 불가피해진다. 최종 금리를 4.5%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5.5%가 적절하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논쟁의 여지는 충분하다. 긴축 정도의 차이는 100bp이고 한동안 이런 상황은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FED가 금리 인상 중단을 결정하고 위원회 대부분이 확실히 동의하는 때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직은 먼 얘기다.

Q. 기관 조사에 따르면 고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가계 조사에 따르면 감소 추세에 있다. 이 격차의 원인과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A. 팬데믹 이전이라면 가계 조사보다 더 정확한 기관 조사를 참고하라고 말했을 것이다. 가계 조사를 무시해선 안 되지만 기관 조사 결과와 비교해 가중치가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 부르든, 포스트 팬데믹이라 부르든 간에, 지난 몇 달 동안 두 조사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최근 주목했던 것은 설문 조사 응답률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노동통계국은 팬데믹 이전만큼 충분한 표본을 얻지 못하고 있다. 표본의 대표성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다. 과거 이러한 설문 조사의 데이터 오류는 최소 수준이었다. 데이터 오류는 늘 존재했고 당연시되는 일이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류가 평소보다 훨씬 더 커지면서 가계 조사와 기관 조사 간의 상당한 격차가 생겨난 걸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경우라면, 경솔하게 과거에 통용되던 조언을 따라서는 안 되겠다. 대부분이 결과가 의심스러울 때는 기관 조사를 참고해왔지만, 팬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신뢰할만한지는 의문이다.

Q. 불황 가능성을 60%로 고수했는데 그렇다면 2023년에는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뜻인가?
A. 불가피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FED가 경기 침체를 완전히 피해갈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50%에 미치지 못할 뿐이다. 만일 불황이 오더라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 완만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Q. 내년에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가능성은) 없다. ’그대로 유지한다‘에 1000달러를 걸겠다. (연준이 목표치를 바꾸면 마치) 후퇴처럼 보일 테니까 말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포기하고 체념하는 것처럼 비칠 거다. 3%로 변경하자마자 또 4%로 수정하는 것은 아닌지 다들 궁금해하게 될 것이다. FED 외부에서는 많은 이들이 이런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를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을 것으로 본다.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한국경제TV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