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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하려면 소액주주 몫도 사라"…공개매수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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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상장기업 간 최대주주 지분을 사고파는 인수합병(M&A) 과정에 일반 주주 지분까지 사들이는 의무공개매수제도를 25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제도가 도입되면 인수 대상이 되는 기업의 소액 주주들도 최대주주와 같은 조건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김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초 국내 최대 가구업체인 한샘 지분을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가격은 주당 22만원입니다.

당시 주당 11만원 수준이던 한샘 주가의 2배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지분을 사들인건데, 이후 주가는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는 지배주주간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주식양수도 방식이 84.3%로 일반 주주는 지분매각 이후 주가 변동에 고스란이 노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M&A 절차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이 저평가 되고 있다고 보고,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의무공개매수제도를 25년 만에 다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김광일 /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정상적인 M&A를 저해할 소지를 최소화하면서도, 일반 주주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일반투자자에 대한 두터운 보호, 주주평등 원칙 등을 감안해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습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기업을 인수하려는 기업이나 투자자가 최대주주와 나머지 일반 주주 지분까지 같은 조건과 가격에 사들이도록 한 주주 보호장치입니다.

국내에선 지난 1998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우려와 IMF의 요구로 폐지했다가 25년 만에 재도입되는 겁니다.

이날 금융위가 공개한 방안은 M&A로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투자자가 전체 지분의 50%+1주에 해당하는 만큼 주식을 더 사들이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모펀드 업계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매수해야 할 주식이 증가하더라도 기업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적고, 세계적 기관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를 오히려 늘릴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나 일본과 달리 나머지 지분 약 50%만 사들이도록 해 일부 소액주주 지분만 편법으로 인수하는 등 제도 악용 소지는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내년 중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1년간 유예기간을 포함해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재도입할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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