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연금이 정부의 요구안 대로 환 헤지 비율을 10% 상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0조 규모 자금을 외환시장에 공급해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한 투자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도 커질 전망입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내년 6개월간 해외자산 투자에 적용할 환 헤지 비율을 전략적으로 최대 10%까지 높이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12개 공적기관에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마다 일정 비율 헤지해 환율 상승 위험을 낮출 것을 요구한지 한 달 만입니다.
기금위는 올해 한때 1,430원 선을 넘어서는 등 이례적인 환율 급등 이후 안정화에 따른 환 손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환 헤지 비율 확대를 결정했습니다.
[조규홍 / 보건복지부 장관 ]
"기금운용본부는 면밀한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을 통해 장기투자자로서 연금 재정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해외주식과 채권 등에 우리 돈 443조 8천억원, 전체 기금의 49.6%를 투자해왔는데, 이들 대부분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시켜왔습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외환 시장에 추가로 공급되는 달러 규모는 약 336억 달러(43조 9천억원)로 서울 외환시장 하루 평균 달러 거래량의 나흘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규연 / 하나증권 선임연구원]
"환율이 변동하는 흐름 자체는 결국은 펀더멘털을 따라가기 때문에 아예 흐름을 바꾸는 요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환 헷지 비율을 어쨌든 높였으니 (원·달러 환율) 레벨을 좀 다운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기금운용본부는 해외투자 과정에서 환 헤지로 인한 비용 증가와 현재 벤치마크를 밑도는 해외주식과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과제도 동시에 끌어안게 됐습니다.
한편 이날 기금위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기금이 달성해야 할 목표초과수익률을 올해와 같은 0.22%포인트로 5년 연속 동결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직접 영향을 받고 있는 대체투자 벤치마크 목표치도 낮춰, 내년까지 이어질 시장 위축에 대비한 국민 노후자금 운용의 방어 전략을 추가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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