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표이사 연임을 노리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가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구 대표 스스로 다른 후보들을 받아 심사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습니다.
일부러 경쟁자를 만들어 연임 과정을 어렵게 만든 건데, 이유가 뭘까요.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KT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 심사위원회.
위원회는 지난 8일과 오늘(13일) 두 차례에 걸쳐 구현모 대표이사에 대한 연임 적격여부를 심사한 결과 차기 대표이사로 세울만 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사회 승인을 얻었기 때문에 이대로면 구 대표는 내년 주주총회에 단독 후보로 나서게 됩니다.
그런데 구 대표는 되레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신 이외에도 경쟁 후보를 선정해 심사해달라는 겁니다.
KT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대표이사후보 심사위원회는 구 대표와 경쟁할 후보를 선정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재계에서는 구 대표가 연임 심사과정의 잡음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와 경영이 분산된 기업들에 대해 "인사 규정이나 후계자 양성이 사회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KT나 포스코처럼 민영화된 공기업이 지배구조를 불투명하게 운영할 때 주주권 행사를 확대하겠다는 경고입니다.
결국 구 대표의 선택은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후보 선정 과정을 문제삼아 내년 주총에서 반대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또다른 후보 선정의 길을 열어줬기에 정부여당 등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도록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습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KT의 시가총액을 40% 이상 성장시킨 구현모 대표. 경영 성과를 근거로 보인 자신감이 연임에 득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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