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선수 `팩맨` 매니 파키아오가 한국에서 열린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파키아오는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인 무술가 유대경과 복싱 스페셜 매치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라운드당 2분씩, 총 6라운드로 진행한 이번 경기는 승패보다 복귀전을 치른 파키아오의 몸 상태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16살에 프로 복싱 무대에 뛰어들어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파키아오는 지난해 9월 요르데니스 우가스(쿠바)에게 패한 뒤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링을 떠났다.
올해 5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그는 정규 복싱 경기가 아닌 무술가와 이벤트 매치에서 복귀를 알렸다.
최근까지 세계 최정상급 복싱 선수로 활약했던 파키아오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마치 스파링이라도 하듯 유대경을 상대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는 잽으로 탐색전을 벌이며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아 올린 파키아오는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파키아오의 힘 있는 펀치에 적중당한 유대경은 마치 가르침을 줘서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꾸벅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반에는 파키아오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KO를 노리기 시작한 파키아오는 4라운드 라이트 훅으로 유대경을 한 차례 링에 눕혔다.
그러나 심판은 다운이 아닌 슬립다운(미끄러져 넘어진 것)을 선언했다.
5라운드에는 유대경이 파키아오의 펀치에 후두부를 맞았다고 심판에게 항의하면서 라운드 2분 가운데 거의 절반 가까이 소모되기도 했다.
파키아오는 마지막 6라운드에 유대경을 다운시켰다.
겨우 일어난 유대경은 파키아오를 껴안으며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경기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렸다.
파키아오는 깨끗한 얼굴에 땀도 별로 흘리지 않고 승자의 미소를 보였다.
경기 후 파키아오는 링 인터뷰에서 "링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복싱 경기에 복귀할지 여부에는 "지켜보시죠"라며 말을 아꼈다.
전날 파키아오는 미국의 격투기 매체 파이트 하이프와 인터뷰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자신과 재대결을 두려워하며 피하고 있다며 12라운드 정규 경기에서 붙자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