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앞서 국내 증시도 불안한 상황을 보였는데요.
미국 증시는 어떤 분위기인가요?
<기자>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도 시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월가에서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말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하고 나섰기 때문인데요.
현지시간으로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펀드매니저 27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무려 92%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상된다고 답한 겁니다.
반대로 경기 침체 없이 물가가 안정되는 ‘골디락스’ 상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은 0%였습니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 발생을 예상하는 비율도 77%나 됐습니다.
<앵커>
상당히 많은 전문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과 세계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다는 거네요.
미국 실제 경기 상황에서도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나요?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인들이 연말 쇼핑 시즌에 평소보다 기부나 선물, 크리스마스 관련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조사한 결과도 위축된 소비심리를 잘 보여줬는데요.
지난 9월 미국인 5천명을 대상을 연말 쇼핑 시즌에 어떻게 소비할지 물어봤는데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9개의 선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합니다.
작년에는 16개의 선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가구당 예상 지출 금액도 지난해보다 줄었습니다.
동시에 연말 시즌 쇼핑에 작년보다 더 적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밝혔죠.
<앵커>
소비 행태에서도 작년과 다른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네요.
소비자들 지갑이 닫히니까 기업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올해 초에 10% 수준이었던 기업 이익 성장률이 내년에는 4%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업 이익이 1년 사이에 절반 넘게 뚝 떨어질 거라는 거죠.
그러면서 블랙록은 미국과 유럽 경제에 연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경제는 이렇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앵커>
어떤 요소들이 물가를 부추기는 건가요?
<기자>
우선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데요.
씨티그룹은 경제 성장률이 하락해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파월 푸시’ 시나리오를 내놨습니다.
블랙록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더 분명해져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경제 상황이 흠씬 두들겨 맞고 정신을 못 차릴 상황이 될 때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고용 시장 불안정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CNN비즈니스는 “IT 기업들이 감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의 고용주들은 내년에 직원들의 임금을 4.6%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는데요.
무려 15년 만에 최대 인상폭인데 임금이 오르면서 자연히 물가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암울한 전망에서 어떻게 투자해야할지 막막한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투자 전략으로 어떤 조언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우선은 채권 시장에 주목해도 좋겠습니다.
과거 1970년에서 1980년대 초에도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는데요.
1981년과 1982년 수익률을 비교해봤을 때 채권 수익률이 월등히 양호했던 겁니다.
씨티그룹에서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고금리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미국 주식보다는 원자재나 채권 매수가 유의미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미국보다는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방향이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모간스탠리는 “중국 증시가 밸류에이션이 디스카운트되어 있는 저평가 국면에 도달했다”면서 “중국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MSCI 중국지수가 내년 말까지 14%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중국 증시 전망을 2년만에 낙관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 속에 증시 분위기가 무겁지만 이 위기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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