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감원 트렌드가 시장 전체로 확산 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아마존, 메타 등이 대규모 감원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빅테크 기업에만 한정된 문제"라며 "빅테크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고용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모간스탠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감원 조치를 `탄광 속 카나리아(Canary in the Coal Mine)`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들이 유해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탄광에 가둬두고, 카나리아의 이상행동을 통해 위험 유무를 판단한데서 유래된 단어다. 한 마디로 빅테크 기업들의 정리해고 조치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빅테크 감원은 전체 고용 시장을 놓고 봤을 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빅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인원은 약 18만 7천 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고용 시장의 0.1%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이 수년간 엄청난 속도로 채용을 늘려온 만큼 최근 들어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회사의 매출을 고려했을 때, 빅테크 기업의 감원 조치가 회사의 수익 구조를 개선 시킬 수 있는 극약처방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빅테크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전체적인 고용 시장이 아직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상당수의 기업이 추가적인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고금리 여건에서 정리해고보단 비용 절약과 현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은 지난 9일(현지시간) 직원 가운데 약 13%에 달하는 1만 1천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메타의 구조조정은 18년 메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이와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슬픈 순간이지만 다른 길은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알려진 아마존 역시 부진한 실적 우려에 대규모 감원을 예고하며 미국 고용 시장에 피바람이 몰아쳤다. 아마존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직원 약 1만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작업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