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일반 세포독성항암제 사용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2.4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이민영 교수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정경섭 연구원 연구팀 성과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사용에 따른 당뇨병 발병 위험도 외에 발병 고위험군도 함께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항암치료제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게 한다. 2011년 처음 승인된 이후, 2018년 기준 미국 암 환자의 44%가 면역항암제 치료 시도 대상자가 되고 있다.
그러나 면역항암제 사용은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시킨다는 단점도 있다. 이 때 내분비 기관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췌장 염증이 생기면 당뇨병이 유발된다. 해당 당뇨병은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위험이 있다.
면역항암제 유발 당뇨병은 그 발병률이 매우 낮아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 대비 발병위험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지, 해당 부작용 고위험군의 특징 등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0년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221명과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1105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한 그룹과 비교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그룹에서 새롭게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2.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사용 후, 시간의 추이에 따라 혈당이 상승한 환자군의 비율 또한 면역항암제 사용 그룹에서 10.4%로 전통 항암제 사용 그룹 7.4%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사용자 중 혈당이 상승한 집단의 임상양상과 특징을 분석했다.
혈당이 상승한 환자들은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지 3개월이 되기 전 평균 혈당이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를 넘뎠다. 또한 87%는 남성이었으며, 면역항암제 사용 후 림프구증가증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유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면역항암제 유발 당뇨병의 위험도와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기반으로 고위험군을 예측하고 선별해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효과적인 신규 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를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많은 암 환자들의 생명 연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로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당뇨병 발병의 고위험군을 사전에 예측, 보다 안정적인 치료 전략 수립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 임상과 실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CDM 기반 정밀의료 데이터 통합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